- 법정에 증인으로 참석한 경찰서 간부가 집회에 참여한 사람을 ‘바퀴벌레’라고 표현했다면서요?

- 네, 지난 25일 금속연맹 경기본부 한 간부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사건으로 재판이 있었는데요.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안정익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에게 정현우 변호사가 “당시 경찰 상황일지를 보면, 집회참가자가 40명이라고 표현돼 있는데 100여명이라고 위증하느냐”고 따져 묻자, 안 경비과장이 “바퀴벌레를 잡자고 하면 정신이 없어서 놓칠 수 있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 집회참가자에 대해서 바퀴벌레라니요?

- 네, 정 변호사도 당황해서 안 경비과장에게 집회참가자를 ‘바퀴벌레’라고 표현한 배경을 재차 물었는데요. 안 과장 왈, “바퀴벌레를 잡기 위해 약을 칠 때도 빠져나가는 바퀴벌레가 있지 않느냐, 예를 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고 하는 군요.

-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경찰서 간부가 집회를 하는 사람들에게 법정에서조차 ‘바퀴벌레’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하물며 경찰서 내에서의 인권유린, 안봐도 훤합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 지난 19일 해고자들의 한국노총 점거 농성 이후, 한국노총 건물 출입통제가 더욱 심해졌다죠?

- 네, 한국노총은 이번 주 해고자들의 기습 점거로 인해 놀랬던 가슴을 진정시키고 정상업무에 복귀했는데요, 그러나 또 다시 같은 사태가 발생할까봐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사무총국과 임원실이 있는 6층과 7층 엘리베이터를 운행을 중지하고 5층을 통해서만 사무총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놨다고 합니다. 또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한국노총 사무실 출입 자체를 막았다고 하더군요.

- 이같은 조치는 노총이 ‘점거농성은 무단침입이고 불법’이라고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로드맵 합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점거시도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인데요, 아무튼 당분간 한국노총을 출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겠네요.

"우수리 모금운동을 아시나요?"

- ‘우수리’라는 말을 아시나요? 물건 값을 제하고 거슬러 받는 잔돈을 일컫는 말인데요. 금속연맹은 27일 열린 중앙위에서 ‘우수리 혹은 1천원 모금운동’을 결의했다고 합니다.

- 쉽게 말해, 월급에 포함된 잔돈을 모으는 운동인데요. 연맹은 이 돈을 모아, 어려운 조건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 투쟁 사업증을 지원한다고 하는군요.

- 이에 앞서 금속노조도 지난 해 12월 ‘우수리 모금운동’을 벌여, 비정규 투쟁 사업장 다섯 곳에 1,500여만원을 지원한 바 있는데요. ‘투쟁 사업장을 지원하자’고 하면 으레 부담부터 갖게 되는 게 사실인데요.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도 뜻만 있다면 얼마든지 돕고 살 수 있다는 것, 멋진 일 같습니다.

당선만 된다면 뭔들 못하리

- 혹시 ‘오픈프라이머리’라고 들어보셨나요?

- 요즘 정치권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던데, 먹는 거는 아닌 것 같고.

- 각 정당들이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 중 하나인데요, 투표자가 자신의 소속 정당을 밝히지 않고 투표를 하게 하는 방식이랍니다.

- 아니 그럼, 한나라당 당원이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 선출에도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말인가요? 열린우리당 당원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도 뽑을 수 있고요?

- 쉽게 말하면 그런 셈이죠. 요즘 이 방식을 두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시끌시끌한데요. 다른 당 당원이 다른 당 후보를 선출한다는 것인데, 어딘가 좀 재미있지 않으세요?

- 재미있는 정도가 아니라, 참 말도 안 되는 기가 막힌 제도이군요. 그렇게 할 바에 정당을 뭣 하러 만드는지 모르겠네요.

- 그렇죠, 정당정치를 하고 선거를 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설명하고 설득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정당에게 집권을 맡기기 위해서잖아요. 그런데 정책과 노선도 다르다고 하는 이들이 뒤섞여서 후보를 선출한다는 것이 도대체 뭐 하자는 짓인지 이해가 잘 안 되네요.

- 한마디로 ‘쇼’를 한판 하겠다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군요. 공약이건 정책이건 다 필요 없고 오로지 ‘사람’만 내 놓고 인기투표를 하자는 건가 본데요. 대통령을 뽑자는 건지 ‘인기 연예인’을 뽑자는 건지, 헷갈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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