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공무원 노사간의 충돌이 벌어질 때 최대한 ‘소극적으로 개입’하려는 경찰의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22일과 25일 노조 사무실 강제폐쇄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의 충돌이 없지 않았지만, 예전에 비해 경찰의 개입이 줄어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 최근 있었던 사무실 폐쇄를 위한 행정대집행의 경우도, 대부분의 지자체가 관리 직원, 청원경찰, 사설 경비용업업체 직원 등을 동원했습니다. 경찰은 뒷짐을 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벌어졌던, 행정자치부가 엄단을 호언했던 공무원 집회의 경우도, 막상 집회장소에서 경찰은 안전한 집회의 행진을 보장해 주었습니다.

- ‘공무원연금’ 등 경찰공무원도 이해당사자인 문제를 공무원노조가 건드리고 있는 것이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법원이 아닌 행정기관이 발부한 행정대집행 영장 집행 과정에 굳이 끼어서 경찰이 욕먹고 싶지 않은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 문제는 공무원 노동자와 기관-지자체의 충돌에 용역 경비가 끼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행정대집행 자체가 적법성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공서에서 무법천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용역경비가 끼어들 자리에, 대화 테이블이 놓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국회법을 바꿔라

- 추석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정치권은 좀 어떤가요?

- '싸움질'은 여전하답니다. 그런데 국회본회의장 단상 점거까지 불러왔던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 문제가 한 풀 꺽이는 조짐이네요. 교섭단체 여야가 이달 말까지 임명동의안 처리에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거든요.

- 아하, 그럼 조만간 임명 동의안이 처리되겠군요.

- 정반대랍니다. 정치권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하지 않겠다’는 다른 말이랍니다.

- 그게 무슨 말이죠?

- 정치권은 늘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즐겨서 국민들을 헷갈리게 만듭답니다. 가령 각종 합의문에 등장하는 ‘처리한다’는 ‘다루지만 의결한다는 뜻은 아니다’로, ‘노력한다, 최선을 다한다’는 ‘안 되면 집어치운다’라는 뜻이죠.

- 그래요? 정치권이 아예 국어사전을 새로 쓰고 있네요. 한글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국회의원 나으리들, 이 참에 국회법도 바꾸는 게 어떨까 싶네요. ‘국어제정회’라거나 ‘국어해석회’가 좋을 듯 싶은데,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낭패 본 선전전

- 동주대 부설 보육교사교육원(교육원)에서 전국보육노조 조합원들이 선전전을 하다 낭패를 봤다는데요, 무슨 일인가요.

- 지난 19일인데요. 이름에서 보듯이 교육원은 보육교사를 양성하는 학교입니다. 보육노조는 이날 보육노동자 처우개선비 인상을 위한 실태조사지와 보육노조 활동에 대해 학교 안에서 선전을 했답니다. 미래의 보육노동자들에게 선배 보육교사들의 목소리를 들려준 셈이죠.

- 그런데 교육원이 선전물 회수에 나섰답니다.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김아무개 원장은 “대학은 대학등록금을 낸 사람만 이용하는 곳이다”고 말했답니다. 보육노조에서 정식면담을 요청하자 “시간이 없다”, “강의중이다” 등등 이유를 대며 만나주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 혹시 교육원의 행동은 선전물을 회수할 만큼 보육현실이 열악하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보육노조는 “민간보육시설은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고도 월 8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고, 기본적인 근로기준법이 하나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며 "교육원을 졸업하면 3급의 자격을 갖게 되고 대부분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