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는 15일자 칼럼에서 “전공노 조합원 중 5만8,000여명이 등을 돌렸다”며 “연말까지 3만명이 추가 탈퇴할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전국공무원노조는 사실이 아니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대응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 국민일보 기사를 보면서 가장 궁금한 것은 ‘어떻게 파악했을까’입니다. 올 봄을 지나면서 공무원노조의 전 조직은 원천공제 방식에서 자동이체 방식으로 조합비 납부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노조는 현재 조합비 납부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이걸 확보하지 않는 한 공무원노조의 조합원 수는 사실상 산출이 불가능합니다. 노조가 '탄압국면'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노조 스스로가 조직세를 공개하긴 어려운 시점입니다.

- 첫 번째 가설은 자동이체되고 있는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통장을 뒤졌을 경우인데요, 이는 ‘영장’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두 번째 가설은 <매일노동뉴스> 기자가 알지 못하는 다른 방식을 썼을 가능성입니다. 누르면 숨게 마련인데, 다른 방법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 세번째 가설은 대충 찍었을 경우입니다. 아니면, 검증 불가능한 코멘트에 의존했거나요. 칼럼에는 “조합원들의 집단 이탈이 집행부의 독선과 오만”이라는 구절이 있는데요, 그보단 산출한 숫자에 독선과 오만은 없는지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국회 파행하면 노동자 단결권 보장된다

- 국회가 여전히 시끄럽다면서요?

- 예, 여야가 대치하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헌법재판소장의 공석사태가 발생했거든요. 정치권은 이날 하루 종일 이 문제로 밀고 당기기를 했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답니다. 국정감사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러다가 국회가 파행으로 치닫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그럴 수도 있겠군요. 열린우리당과 소수3당은 헌재소장 임명 추진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인데, 한나라당은 계속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요?

- 그렇답니다. 뭐 뾰족한 해법도 없고요. 그냥 말 그대로 팽팽한 대치 국면입니다. 이러다가 정말 국회가 또 과거처럼 전면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는데요. 만에 하나 그렇게 되면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권이 확실하게 보장된다죠?

- 그게 무슨 말이죠?

- 국회가 연말까지 전면 중단되는 파행이 빚어지면 비정규직법 처리도 안 되겠지만, 노사로드맵법안도 처리 못 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내년부터 자동으로 복수노조가 전면 허용되고 전임자 임금 지급도 금지되니까요.

- 아하, 또 그렇게 되겠군요. 그렇지만 그런 식으로 ‘보장’되는 것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닐 것 같군요.

충북도청 옥상에 유서가 쏟아지는 이유

- 지난 16일 충북도청 옥상에서 종이박스를 찢어 쓴 유서 12장이 떨어졌습니다. 이날은 하이닉스매그나칩 하청노동자들이 정우택 충북도지사가 공언한 ‘원청과의 직접교섭’ 이행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지 이틀째를 맞이하는 날이었습니다.

- 하지만 도청 점거농성이 5일째를 맞고 있는 지금도 농성장 주변을 정찰하는 경찰병력만 눈에 띌 뿐,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관계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 특히 하이닉스 전무 출신으로 ‘경제부지사’ 역할을 위해 기용된 노화욱 충북도 정무부지사조차도 농성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충북도에서 개최하는 만찬 행사 등을 주관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노조사태 중재위원회 역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하는군요.

-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외침에도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니….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가 왜 1년6개월을 넘도록 장기화되고 있는 지 짐작이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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