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에는 민주노총이 이용득 위원장에게 손찌검한 일과 관련해 한국노총이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것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날 점심부터 수십대의 경찰버스가 민주노총 대영빌딩을 단단하게 호위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에 대해 한국노총 시위대는 "민주노총은 경찰 폭력을 항상 비판하면서 경찰을 동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 사실 민주노총이 경찰을 부른 것은 아닙니다. 이날 오후에 경찰이 민주노총 건물을 둘러싸자 민주노총과 사무금융연맹 등은 경찰 관계자에게 직접 얘기하거나, 또는 공문을 보내 병력을 철수시킬 것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한국노총 주장처럼 민주노총이 경찰 호위를 받는 모양새가 상당히 불쾌했던 것인데요.

- 아무튼 시위대가 민주노총 건물에 진입하기 위해 경찰이 이를 막는 모습은 올해 기억할만한 노동계 사건으로 남겠군요.

"노동조합이 무슨 상조회냐"

- 민주노총을 뺀 노사정 합의로 직권중재가 폐지될 모양입니다. 그동안 노동권을 침해한다며 그렇게 국내외의 비난을 한몸에 받아온 제도 아닙니까. 그런데 분위기가 썩 좋지 않네요. 필수공익사업장이 즐비한 공공연맹에서는 “노동조합이 무슨 상조회냐”며 반발합니다.

- 노조의 주장이 전혀 허황돼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에 필수공익사업 대상이 확대된 항공 분야에서 파업을 감행한다고 가정해보죠. 직권중재는 사라졌지만 필수공익사업장이라 최소업무유지를 위해 해당 조합원은 남아야 합니다.

- 그런데 문제는 이런 직원들이 대다수라는 데 있습니다. 우선 비행기가 이륙하려면 기장과 승무원이 있어야 합니다. 안전 업무를 맡는 승무원은 승객 1인당 적정수가 정해져 있어서 이를 어기면 비행기가 뜨지 않는다는 군요. 정비업무도 마찬가집니다. 비행기가 당장 뜰지 말지를 결정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이들 모두 최소업무유지에 해당된다는 겁니다. 결국 예약영업을 담당하는 직원들만 남는데요. 안타깝게도 이들 업무는 곧바로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 그야말로 말로만 직권중재가 없어졌을 뿐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불법파업을 조장하기는 마찬가집니다. 더군다나 최소업무유지에 해당하는 일을 하는 직원은 파업에 참여하는 순간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답니다. 손해배상처럼 노동자를 피폐하게 하거나 노동조합을 무너뜨릴 수 있는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셈입니다.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 조성

- 노동운동을 하다 숨진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열사들이 묻혀 있는 경남 양산의 솥발산에 열사묘역을 만드는 사업이 추진된다고 합니다. 이 지역 민주노총 지역본부들과 열사정신계승사업회가 ‘솥발산 열사묘역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모금운동에 들어갔습니다.

- 솥발산 공원묘원에는 전교조 합법화 투쟁하다 91년에 숨진 고 신용길 선생이 묻힌 뒤로 지금까지 총 25명의 열사들이 묻혔다고 합니다. 한진중공업 박창수 열사, 현대자동차 양봉수 열사, 대우조선 최대림 열사,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한진중공업 김주익 열사,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박일수 열사, 경남도의원을 지낸 이경숙 열사, 화물연대 김동윤 열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 현재 추진위는 1만원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고, 10월 중순 경 사업을 마무리하고 합동추모비를 세울 예정입니다.

- 노동운동이 치열했던 이 지역에서 열사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후세들이 그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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