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8일 로드맵에 관한 입법예고를 하려다가 연기했는데요, 이 와중에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를 두고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자 하는 단체들의 시간잡기 싸움도 치열했다고 하더군요.

- 물론 취소되긴 했지만 당초 노동부는 8일 오전 10시에 과천청사 브리핑 룸에서 로드맵에 대한 설명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같은 시간에 각자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입장을 발표하려고 했는데요, 기자들이 모두 노동부로 갈 것으로 예상돼 이를 취소했다고 합니다.

- 이후 민주노총은 성명으로 입장발표를 대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한국노총은 과천청사 기자실로 직접 찾아가 입장을 밝히는 안을 고민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민주노총이 입장을 먼저 바꿔 과천청사 기자실에서 1시30분에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자, 한국노총은 시간을 잡지 못해 고심에 빠졌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한국노총은 노동부 브리핑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같은 공간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 결국 노동부가 입법예고를 연기하면서 민주노총은 다시 장소를 옮겨 민주노총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답니다. 하루에만 몇번씩 시간과 장소를 옮겨가면 회견을 준비하는 홍보선전 업무도 쉽지만은 않은 것 같군요.

감사들, "고임금 감사합니다"

- 청와대 출신이나 정치권 인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가 공공기관의 ‘감사’라고 하죠. 이사장은 책임져야 할 일도 많고 골치도 아픈데, 감사는 업무 강도도 낮고 책임질 일은 별로 없는 대신 연봉은 이사장 못지않게 많기 때문입니다.

- 정진섭 한나라당 의원이 2000년 이후 공공기관 상임감사의 인건비 현황을 분석했더니, 한국석유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에서 참여정부 3년 동안 2~3배 올랐다고 합니다. 석유공사 감사는 2002년 8,255만원을 받다가 2005년에는 2억3,345만원으로 2.8배가 늘었습니다. 토지공사는 8,418만원에서 1억9,816만원으로, 대한석탄공사는 7,435만원에서 1억7,019만원으로 증가했습니다.

- 2000년~2005년 공공기관 감사들의 인건비 상승률은 평균 78.4%로 같은 기간 노동자 평균 인건비 상승률 38.1%의 2배, 공무원 평균 인건비 상승률 27.4%의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몇 년째 임금가이드라인 2%에 꽁꽁 묶여 있는 것과 비교하면 더 놀랍습니다.

- 감사 자리를 선호할 만한, 그리고 감사를 ‘낙하산인사의 꽃’이라고 부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여기 있는 것 아닐까요.

노동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사회복지의 날

- 7일은 사회복지의 날입니다. 이날은 정부가 지난 2000년 국민기초생활법 제정을 기념해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사회복지사업 종사자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법정 기념일로 정했습니다.

- 이날에 두개의 행사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정부가 63시티 국제회의장에서, 또 다른 하나는 민주노총과 빈곤사회연대가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개최했습니다. 그것도 같은 시간에 열렸습니다.

- 그런데 분위기는 완전하게 정반대였습니다. 국제회의장에서 사회복지사업 종사자 185명을 포상하고 축하공연이 성대하게 펼쳐지는 동안 배움터는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쳐대고 있었습니다. 꿋꿋하게 사느라 당한 아픔이나 설움이 치밀어 올랐겠지요.

- 사회복지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도, 시설을 이용했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모두 시설의 반인권과 불합리를 얘기합니다. 시설운영의 족벌체제를 비판하고 허울 좋은 정부정책을 까발렸습니다.

울음을 삼키며 이들은 얘기합니다. 정부는 숨지말고 앞으로 나서라고 합니다. 언제까지 자신의 책무를 민간에 넘겨 아픔을 겪게 하느냐고 합니다.

- 정말 한 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정부가 복지사업 활동을 장려하는 게 혹시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데서 나온 발상이 아닌지 말입니다.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빠진 ‘사회복지의 날’을 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돌이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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