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5일 금융노조 노동대학 강연에 참석해 “이젠 노사가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죠.

- 이 위원장은 “4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경총회장과 함께 만났다”면서 “노사 대표가 김 의장을 면담한 것은 처음이다”고 소개했습니다. 사실 김 의장도 놀랬다는 거죠. 그러나 이것이 '흐름'이란 것입니다.

- 이 위원장은 특히 “유럽에서는 정부 주도로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 중심으로 해결한다. 실업급여기금도 민간주도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 그런데 노총 차원에서 실업수당도 준다는 부분에서 참석자들이 관심을 표명했는데요.

- 이 위원장은 “노사정이 실업수당을 주거나, 덴마크처럼 노총에서 주거나, 노사공동기구에서 실업수당을 준다”면서 “특히 국민들 입장에선 노총이 실업수당도 주기 때문에 조직률이 높은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직률이 높은 한 원인은 노사가 노동문제를 주도하기 때문이란 설명이죠. 그는 또 “만약 실업급여를 민주노총에서 지급하게 된다면, 민주노총이 매일 투쟁만 할 수 있겠냐”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면 책임감을 갖게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집권한다! 좌파만 척결하면

- 한나라당이 보수단체들을 모아놓고 ‘집권 확실한가’라는 토론회를 열었다면서요.

- 예, 6일 한나라당 국가발전전략연구회가 토론회를 열었는데요. ‘집권 가능한가’도 아니고 ‘집권 확실한가’라는 토론회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했답니다. 이미 ‘정권’은 따 놓은 당상이지만, 떨어지는 가랑잎도 조심하자는 말 같아서, 제목 보고 한 참을 웃었습니다.

- 그래서, 한나라당의 집권이 ‘확실’하답니까?

- 예, 확실하답니다. 다만 문제는 전교조와 민주노동당, 민중연대 같은 ‘좌파’들을 ‘척결’하는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그러더군요.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공천장사의 썩은 냄새를 풍겨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았던 이유는 ‘좌파척결이 먼저’라는 국민들의 마음 때문”이었다고, 발제를 맡았던 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가 주장했답니다. 서 대표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반좌파 연합’을 결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답니다.

- 도대체 이들은 좌·우파를 나누는 기준이 뭐랍니까. 국산 인공위성이 땅 위에 오가는 자동차 종류까지 인식할 수 있다는 시대에, 아직도 이런 구시대적 사고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토록 소망인 ‘좌파척결’도 하기 전에 이들이 시대정신으로부터 먼저 배척되는 것은 아닌지 그저 안쓰럽군요.

종교단체, 교리는 달라도 "노조는 안돼"

- 기독교나 불교, 원불교처럼 ‘구원’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는 종교들은 교리는 모두 제 각각 다르지만 노조에 대한 입장만은 통일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노조는 종교이념에 맞지 않다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요. 앞서 출범한 기독교노조가 단지 노조활동을 하기 위해 모진 박해를 당한 사례에 이어 최근에는 부산에 있는 삼광사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광사에서는 사찰을 관리하고 포교활동을 지원하는 처사와 보살들이 노조를 설립하자 사찰 내에 "노조 귀신 물러가라"는 염불을 메아리쳤다죠?

- 그 뿐 아닙니다.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원음방송 대표도 “노조는 원불교 이념과 맞지 않다”며 사원협의회를 구성하고 노조탈퇴를 종용해 장기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원음방송 대표는 결국 노조에 의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돼 현재 검찰에 기소된 상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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