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30일 서울역 농성장을 뺏긴 KTX 승무원들이 이번에는 용산역에서도 쫓겨나게 됐습니다. 서울지방법원 민사21부가 철도공사의 ‘퇴거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28일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 철도공사는 이번에 한술 더 떠 용산역은 물론, 광명역, 영등포 역사를 퇴거 대상 부동산 목록에 포함시켰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어디든 농성을 하지 못하게 한 거죠. 이번 판결로 KTX 승무원은 물론 상급단체인 철도노조 간부들도 철도역 출입이 금지됐습니다.

- 이번에 가처분 대상자가 된 한 간부는 “이제 기차도 못 타러 가겠네”하며 쓴웃음을 짓습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이들은 해당 역에 철도공사 임직원을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피켓, 벽보 또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행동이 금지됐습니다. 또 스티커를 붙여서도, 스프레이를 뿌려서도 안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 특이하게 이번에는 승강장에 진입하거나 열차에 탑승하는 행위도 금지항목에 포함됐습니다. 최근 KTX 승무원들이 ‘진짜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며 열차에서 고객 안내를 한 데 따른 조치인 셈입니다.

- 200일 가까이 집에도 가지 못하고 농성을 하고 있는 승무원들이 이제는 의사표현의 자유마저도 뺏기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장관을 ‘뜨~아’ 하게 만든 기자의 질문

- 30일 부산은 참 어수선한 하루였는데요.

- 이상수 장관 조찬 간담회, 한국노총 ILO 아태총회 철수, 또 다시 장관 기자간담회 등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 와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요.

- 부산 프레스센터에는 중앙일간지, 지역신문, 전문지, 방송사 등 약 7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이 총회 철수를 결정한 뒤 이번 사태에 당사자인 이상수 장관의 입장이 최대 관심사였는데요.

- 이상수 장관은 드디어 오후 3시30분 프레스센터에서 조금 떨어진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마련했습니다.

- 프레스센터에 머물렀던 기자들이 우르르 빠져나갔는데요, 장관 간담회라는 것밖에 이번 사태에 전후를 잘 모르고 같이 따라온 지역의 교통관련 기자도 오게 됐습니다.

- 간담회가 시작되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의가 장관에게 쏟아졌는데요.

- 유독 교통관련 기자만 “부산지하철 3호선 개통~” 등 전혀 관련 없는 질문을 던져 심각했던 이상수 장관을 의아스럽게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설마 설마

- “정말 할까요?”

- “한다니까요.”

- “정말요?”

- “이미 기정사실입니다.”

- 30일 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 사무실 폐쇄를 앞두고 기자와 노조 간부가 나눈 말입니다.

- ILO 아태총회가 한창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자동차로 불과 한시간. 총회장에서 공무원 기본권 문제가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사무실 강제폐쇄가 실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 그러나 경남지역본부 간부들은 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만큼, 도지사와 인사 문제를 두고 갈등이 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 아니나 다를까. 31일 아태총회 노동자그룹에서 “총회기간 중 사무실 폐쇄를 비판한다”는 성명이 나왔습니다. 다른 건 놔두더라도, 손님 모셔두고 분탕질 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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