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의 ‘검찰 진술 번복’과 관련된 기사들이 인터넷에 게재되는 즉시 잇달아 삭제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24일 인터넷에 게재된 한국경제TV 최진욱 기자의 “강정원 행장, 현대차 비자금사건 검찰조사 받아”, “강정원 행장, 진술 번복한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기사 2꼭지가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물론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삭제됐으며, 25일 외환은행 성명서를 토대로 작성된 프라임경제 윤경숙 기자의 “강정원 행장은 진실을 밝혀라”는 제목의 기사 역시 삭제됐다.

최 기자는 기사에서 “강정원 행장이 2002년 서울은행장으로 재직 당시 구속된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와 사적인 만남을 가졌는지 여부에 대해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기자는 변양호 대표의 변호인인 노영보 변호사의 말을 인용, “노 변호사는 7월25일 여의도 국민은행 은행장실을 방문해 강 행장으로부터 2002년 4월25일 변양호 대표와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는 확인서를 써 줬지만, 검찰 진술서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수첩을 분실했다’면서 변대표와 만난 사실을 부인했다”는 등의 내용을 덧붙였다.

또한 외환은행 노조의 성명서를 인용한 윤 기자의 기사는 “외환은행 노조가 25일 성명을 내고 ‘지난 24일 오전 국내 주요 인터넷 포털에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2건의 기사가 올랐다가 오후 해당 언론사 사이트와 포털사이트에서 일제히 사라졌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라고 삭제를 압박했다면 그 자체가 강행장과 그 주변 인물들의 비도덕성을 잘 보여주는 행태라고 지적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임영식 홍보부장은 “강정원 행장이 날짜를 특정해서 만났다고 확인서를 써준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이 틀렸다고 해당 언론사에 항의했다”면서 “이를 해당언론사에서 수용해 기사를 인터넷에서 알아서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5일 성명에서 “한국경제TV의 기사가 적시하고 있는 2002년 4월25일은 변양호씨가 현재 구속 중인 김동훈 안건회계법인 대표를 만나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날로, 강 행장은 처음에는 변씨의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작업에 동참했다가 갑자기 이를 번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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