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낙선에 대한 보은용 낙하산인사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이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임명돼 이날 오후 취임식을 가졌다. 이로써 공단은 이성재 전 이사장이 지난 6월말로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지 두 달 가까이 만에 새 수장을 맞게 됐다.

이 이사장은 취임식 후 공단의 양대 노조를 방문한 자리에서 낙하산인사 논란을 의식한 듯 “열심히 해서 낙하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요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이 이 이사장 임명으로 낙하산인사 논란이 사실이었음이 증명되었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노조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전국사회보험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재용 신임이사장은 ‘실천’으로 소문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신임 이사장이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정치적 보은의 대가로 공모를 형식화하는 낙하산인사로 이사장 자리를 차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를 해소하려면 신임 이사장은 실천으로 우리의 의구심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조는 “정치권력과 부당한 보건복지부 관료로부터 자율성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능 확대, 4대 보험 징수 통합이라는 격변기의 공단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사장 공백기에 중단된 핵심사업을 신속히 수습해 공단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공기를 부여하고 국민보건의료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노조는 “공단의 지배구조 민주화와 보건복지부로부터의 자율권 쟁취를 위해 이사장의 역할과 의지가 중요하다”며 “우리의 이런 기대와 달리 허수아비 이사장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이사장 퇴진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재용 신임 이사장은 수십년 동안 치과의사로 병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보건의료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하며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지출 구조 합리화를 위한 적정 부담, 적정 급여 체계 마련 등 현안을 해결하는데 적임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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