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까르푸가 경찰서, 소방서 등에 상품권 등을 수시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본지 22일자 기사 참조>, 이번에는 노동부에까지 금품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21일, 까르푸로부터 금품 등을 건네받은 기관 및 관계자 명단을 공개했던 까르푸노조(위원장 김경욱)가 22일 “한 점포에서 이달 초에도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기부·접대용으로 발행됐다”며 “공교롭게도 상품권이 발행된 당일 ‘임금 체불’ 진정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노동부 관계자가 해당 점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공개한 이달 3일자 ‘내부거래송장’에는 까르푸 ‘ㅁ’점이 우수부서로 뽑힌 관리부에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노조 주장에 따르면, 이날 상품권을 수령한 부서는 우수부서 시상과 관계없는 안전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안전팀은 상품권이 아닌 현금으로 50만원을 수령해 간 것으로 확인됐다. 까르푸는 그간 관행적으로 명절 귀향비나 우수사원 시상식 등에 현금이 아닌 상품권을 지급해 왔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그렇다면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은 어디로 갔을까?

이같은 의문에 대해 노조는 당일 ‘ㅁ’점 수납팀이 작성한 ‘상품권 일일재고 및 발행현황’ 표를 주목하고 있다. 이 표에는 10만원짜리 상품권 5장이 우수부서 시상용이 아닌 기부·접대용으로 발행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런 정황에 대해 노조는 “공교롭게도 그날은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임금체불’ 진정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ㅁ’점을 방문한 날”이라며 “관공서 등에 뇌물을 제공해 온 까르푸가 혹여 노동부에까지 금품을 제공하려 한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미성년자 주류판매’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이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역시 상품권이 현금으로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노조의 주장이 한낱 의혹에 불과하다면, 까르푸는 상품권의 사용 출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조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까르푸 회사쪽 한 관계자는 “노조의 음해성 의혹 제기에 일일이 답변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답했다. 이달 초 ‘ㅁ’점을 방문한 해당 근로감독관도 “노조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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