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하중근씨 부검결과를 유족에게까지 공개할 수 없다고 통보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고 하중근 열사대책위는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이 사건을 은폐, 조작하고 있다”며 거세게 비난, 고 하중근씨에 대한 부검감정서를 전면공개 할 것을 촉구했다.<사진>


대구경북경찰청이 국과수의 부검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1일 유족들은 국과수의 부검감정서와 부검당시 부검 팀에서 촬영한 부검사진 등의 공개를 요청했다. 유족들은 부검결과를 발표하는 장소에 경찰이 유족들의 참관을 거부하고 국과수 부검결과를 요약해 발표하자 국과수 부검감정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한 것.

그러나 포항남부경찰서는 유족의 정보공개청구가 접수된 지 10일 만인 지난 21일 공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관련법에 따라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 및 범죄예방과 수사 직무수행을 곤란하게 할 사항에 해당할 경우 정보공개를 할 수 없다”고 비공개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유족들과 대책위는 “경찰이 유족에게까지 부검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부검결과를 공개하면 도대체 수사진행에 무슨 곤란을 초래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 하중근씨 둘째 형인 하철근씨는 “죽은 동생의 명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또다시 동생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을 허락했는데, 그 결과를 가족에게조차도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있느냐”면서 “내 동생을 살리던지, 명확하게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책위는 "가해자인 경찰이 국과수의 부검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수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속히 하중근씨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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