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포항건설노조 파업승리를 지원하기 위해 열린 영남권 노동자대회에서 경찰 폭력으로 유산한 지현숙씨가 지난 19일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이영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박인숙 최고위원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현숙씨는 당시 경찰에 폭행을 당해 실신한 뒤 곧바로 포항 선린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결국 닷새 뒤인 지난달 24일 임신 5주된 태아를 유산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경찰은 27일부터 회유와 협박을 계속 해 왔고, 심지어 지씨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부산 친정으로도 찾아왔다고 밝혔다.
또 지씨는 경찰과 병원이 지씨의 진료기록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응급치료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 포항 선린병원을 찾아 진료카드와 소견서, 진료기록을 달라고 했지만 병원쪽은 진료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
그러나 최근 병원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지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6시30분께 혈압 및 체온을 측정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하지만 지씨는 이날 오후 5시50분께 병원을 나왔으며 혈압 및 체온은 측정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없다고 했던 진료기록이 발견된 것도 의아하지만 정작 그 진료기록에는 지씨가 진료를 받지 않은 내역만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씨가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던 포항여성병원의 경우 경찰에 지씨의 동의 없이 진료기록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씨는 이날 면담 과정에서 밝혔던 내용을 21일 오전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와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이영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재차 증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19일 있었던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후 정부가 포항 임산부 유산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지씨는 지금도 하혈을 계속하고 있으며 극심한 오한과 허리통증 및 당시 집단구타로 인한 정신적 공황상태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