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까르푸가 경찰서 및 소방서 등 관공서에 수시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21일 까르푸노조(위원장 김경욱)가 공개한 자료<사진>에 따르면, 까르푸측이 금품 등을 전달한 각 기관은 물론, 해당 경찰관의 이름까지 정확하게 명시돼 있다.

지난해 5월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RESULT OF COST MANAGEMENT(비용관리 결과)’라는 제목의 문서를 입수해 공개한 까르푸노조는 “이는 본부장과 점장들이 공유한 문서인데, 관공서 및 공무원과의 유착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안전판’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같은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작성한 이 문서에는 공무원 뿐 아니라, 부녀회, 언론인 등에게도 향응이 제공된 것으로 돼 있다.


김경욱 노조 위원장은 “각 점포별로 연간 천만원 이상의 로비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형 할인점의 소방상태를 점검하는 소방서와 ‘카드깡’, 미성년자 주류판매, 노조의 집회신고 등을 단속·처리하는 경찰이 수시로 뇌물을 받아갔다는 점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자본과 공권력의 유착은 결과적으로 노동자와 소비자의 권리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직원들에게는 엄격한 규정을 강요하는 까르푸가 실제로는 어떻게 불법적 행위를 저질러 왔는지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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