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통일연대 주최로 8·15 자주평화범국민대회가 열린 가운데 양대노총 조합원 4천여명도 이틀 동안 행사를 잇달아 열었다.

15일 범국민대회 본대회가 열리기 전인 오전 11시 민주노총은 광화문에서 3천여명의 조합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하중근 열사 정신계승, 경찰살인 책임자 처벌 및 8·15 자주통일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사진> 이 자리에서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광복 61주년이지만 기쁨보다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하중근 열사 투쟁은 민주노총의 자존심이 걸린 투쟁인 만큼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힘차게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당초 민주노총은 이날 용산미군기지에서 자주통일결의대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1,200여명의 포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상경투쟁을 시작하면서 집회 성격과 장소를 바꿨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이날 새벽1시에 2천여명이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노동자통일한마당을 여는 등 이틀 동안 4천여명의 조합원들이 범국민대회에 행사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200여명의 조합원들이 통일연대와 함께 대학로에서 광화문까지 행진을 벌이는 등 전날부터 통일연대 주최 범국민대회 행사에 참가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7일부터 각각 1천명과 120여명의 노동자 통선대를 꾸려 활동해 왔다.


“남쪽만 하니 뭔가 허전”…남북노동계 교류 주춤, 양대노총 “속 탄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열린 8·15 자주평화 범국민대회에는 양대노총 조합원들 4천여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1만여명이 참가했던 사실과 비교한다면 적은 수치이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분단 60주년을 맞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축구 등 때문에 많은 조합원들이 참가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예년만큼은 조합원들이 통일행사에 참가했다는 게 양대노총 관계자들 설명이다. 그동안 매년 500여명이 참가했던 통일선봉대도 올해는 1천명이 넘게 참가하는 등 노동계 내에 통일운동 대중화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에 열린 행사 기간 중 노동부문 행사는 예년과 비교해 뭔가가 빠진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는 북쪽이 대규모 수해 피해를 입으면서 남북공동개최가 무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 나온 뒤 그때 그때 남북 정세에 따라 규모가 축소된 적은 있지만, 8·15 통일행사를 남과 북이 따로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남북노동계는 지난 7월 평양 남북노동자대표자회의가 유보되면서, 대표자회의 일정을 다시 잡자는 남쪽 노동계 제안에 대해 북쪽이 현재까지 답신을 보내지 않는 등 어색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또 이번 8·15 범국민대회 기간 동안 학생 등 다른 부문은 북쪽과 팩스 서신을 주고 받았지만 노동부문은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노동계 교류 재개를 위한 계기 마련 방법도 쉽게 나타나지 않아 양대노총 통일사업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따라서 일단 양대노총은 최근 의결기구를 통해 남북수해기금 모금을 결의하는 등 수해복구 지원에 주력하면서 북쪽과 교류 재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진경호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조만간 북쪽과 실무접촉을 시도할 것”이라며 “곧 남북노동자 교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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