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연맹에 고등학교 학생이 지난달 24일부터 출근하고 있다면서요? 누군가요?

- 허그루라는 학생인데요. 18세의 간디자유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졸업 전에 인턴십을 거치도록 한 학교의 방침에 따른 건데요. 대개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나 관심 있는 일을 미리 경험한답니다. 그래서 대개는 방송국에도 가고 기업체에서도 일을 한다는 군요.

- 허군은 이른바 노동운동을 하고 싶어서 온 건가요?

- 맞습니다. 허군은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나 노동조합이나 노동문제에 더 관심이 많다는군요. 그래도 공공연맹 생활은 만만치 않은 모양입니다. 낮에는 집회다 뭐다 쫓아다니고 저녁에는 회의에, 세미나에 눈코뜰새 없다네요.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로 하루 종일 온 몸을 쏟아부을 줄은 몰랐다나요.

- 고생이 많은 만큼 배운 것도 많겠지요.

- 솔직하게 상반기 투쟁 평가나 7월 투쟁 평가 이런 거 할 때는 너무 어려웠답니다. 그래도 노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는데 조직실, 대외협력실 등에서 뭐하는지는 알게 됐답니다. 국제사업은 신선했다는 군요. 그리고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일들을 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일이니까 배우는 것만으로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 그런데 허군이 공공연맹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빽’(배경) 덕이었다던데요?

- 바로 허군의 아버지는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랍니다. 이거 말을 하다보니 보통내기가 아니던데요, 부전자전인 모양입니다.

사실만이라도 알았으면

- 지난 4일 민주노총에 일군의 고등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찾아와 민주노총 관계자와 강성노조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고 하는 군요.

- 이날 교육은 초등교육연구소가 주최하는 노동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인데요. 민주노총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들이 강성노조, 또는 삭발 등으로 대표되는 노동계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감 등 상당히 현실적인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 당일 오전에는 전경련을 찾아가 반기업정서와 경제 현안 등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을 했다고 하는군요.

- 어떻게 보면 기업과 노조에게 국민들이 보통 생각하고 있는 정서를 전달하고 토론을 한 것인데요. 솔직하고 현실적인 질문들이 오갔다고 하니 의미있다고 봅니다. 원체 언론 등에서 강성노조 등을 부각시키다 보니 학생들의 질문도 당연히 거기에 맞춰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보는데요.

- 언론이 작정하고 노동계를 두드리는 요즘, 노동계에 대한 호감을 가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사실만이라도 제대로 알게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설날도 추석도 아닌데

- 오는 10월1일 열리는 서울시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에 응시하는 지방 거주 수험생들을 위해 KTX 임시 열차가 편성됐습니다.

- 시험일까지 아직 2개월이 넘게 남았지만 정기열차의 좌석이 이미 매진됐고, 예약 대기자도 400명이 넘게 줄을 섰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시험에 구직자들이 구름처럼 몰리는 것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 공무원연금 문제, 근속 문제로 항상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지만 막상 시험장에는 사람이 몰리는 게 현실입니다.

- 추석이나, 설날에나 편성되는 임시열차가 편성될 만큼 사람이 몰리는 현실. 사실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들, 진보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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