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하철매표소해고노동자, 일명 ‘부지매’들의 고용승계 투쟁이 1년을 넘은 지도 꽤 지났습니다. 부산시청 광장에 천막을 친 지도 240일이 다 돼 가는군요. 겨울은 겨울대로, 또 여름은 여름대로 부지매들에게는 고난입니다.

- 장마철에 눅눅해진 농성장의 이불을 빨래줄에 널어 말리는 사진이 부지매들이 보내는 소식에 첨부돼 왔습니다. 쉴 새 없이 비가 내리다 잠깐 난 햇볕을 놓치지 않고 저렇게 이불을 말리는구나! 이불부터 ‘뽀송뽀송’하게 하는 것을 보니 다시 싸울 준비를 하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 지방선거 후 부지매들의 투쟁이 한때 소강 상태였습니다. 허남식 부산시장 후보 캠프 앞에서 끈질기게 노숙투쟁도 하고, 단식도 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쳤습니다. 쉬어야 했죠. 이제 휴식이 끝났나 봅니다. 이불 말리는 것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 부산시가 안을 내놓은 모양입니다. 전에도 비정규직 일자리를 알선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엔 좀 구체적인가 봅니다. 12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경비직과 그와 유사한 공공근로 수준의 일자리라고 합니다. 월급은 70만원 정도.

- 부지매들이 어이없어 하는군요. “가정도 있고, 다른 수입원이 없는 우리에게 이런 일자리를 들이미는 것은 모든 것을 떠나서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 사진을 보니 이불은 잘 마르는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런데 무성의한 부산시 때문에 매번 상처만 쌓여가는 부지매들의 마음은 누가 말려줄까요.

어려운 동료 모른척 할 수 있나요?

- 얼마 전 <인간극장>이라는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간암 말기 남편의 회복을 비는 결혼 1년차 아내의 사연이 방영됐는데요. 이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 NC백화점(구 뉴코아백화점) 직원이라고 합니다.

- 그런데 지난 25일 수개월째 투병생활을 해 온 남편이 사망해, 고인의 부인과 아기만이 남겨진 상태인데요.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뉴코아노조 조합원들 사이에 이들 모자를 돕자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 한 조합원은 “같은 회사 직원이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을 보고만 있기 미안하다”면서 “노조는 물론, 평소 사회봉사활동을 강조하는 회사가 이들 모자를 돕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색다른 것과 아닌 것

- 민주노총과 ILO가 공동주최한 공무원노동기본권 토론회에서 이례적인 장면들이 연출됐다고요.

- 네, 우선 눈에 보이는 것은 ‘애매하게 말하기 대마왕’인 ILO쪽에서 비교적 단정적인 언급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공무원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행동권 관련해서, 노조 자율의 원칙과 최소 제한의 원칙을 분명히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기준 논란의 쐐기를 박는 의미의 말이 제법 많이 나왔습니다.

- 더불어,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가 선택한 ‘법외노조의 길’에 대해서, ‘추울 것’이니 ‘다시 생각해 보라’는 학자 그룹의 언급이 있었습니다. 학계 일각에서 늘 제기해 온 문제였지만, 노조가 초청한 인사의 입을 통해 나온 것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 한편, 논란이 큰 사안이며, 제도 개선 논의가 있어야 할 사안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행자부와 노동부쪽 관계자는 토론회에 불참했습니다. 늘 그랬으니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일반화되면 안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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