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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본협상 결렬, 한-미 양국간 계산된 파행?"‘한미FTA 2차 본 협상과 북 미사일 문제’ 긴급토론회
지난 14일 끝난 한미FTA 2차 본 협상이 사실상 결렬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미 간에 계산된 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미FTA저지 교수학술공대위 주최로 진행된 ‘긴급토론회 : 한미FTA 2차 본협상과 북 미사일 문제’<사진>에서 이해영 한미FTA저지 범국본 정책기획단장(한신대 교수)은 “2차 본협상이 끝나자 한미 양국이 파행으로 끝난 것처럼 얘기되고 있으나, 굳이 파행이라고 하면 ‘짜고 치는 것’이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 고위관계자,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미국협상 대표가 13일에 만난 정황이 포착되고 있고, 미국 대표가 약값 문제 협상을 남겨 둔 14일 시점에서 협상장을 털고 일어선 것은 연출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매일노동뉴스

김세균 한미FTA저지 교술학술공대위 공동대표(서울대 교수)도 “2차 본협상이 결렬이 된 것처럼 얘기하지만 한미FTA를 빨리 체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움직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결렬이라는 생색을 내면서 결국 한미FTA를 체결하기 위한 일종의 양국의 협상팀이 보여주는 것은 ‘쇼’ 같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차 본협상 결렬의 표면적인 이유로 부각된 쟁점은 약값 문제인데, 겨우 한 가지 문제로 협상이 파열이 났다고 해도 결국 다른 문제는 그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는 현재 미국에게 협상이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FTA ‘딜’ 가능성 높아”

이날 긴급토론회의 핵심 의제는 한미FTA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의 함수 관계였다. 특히, 9월 달 한미FTA 3차 본협상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란 것에 참석자들은 주목했다.

이해영 단장은 “9월 한미 정상회담은 급조된 면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 주요의제는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되겠지만 반드시 한미FTA 문제도 함께 다뤄질 것이므로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 협상에서 가장 우려되는 시기가 9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문제와 연관된 쟁점과 한미FTA를 ‘바터(교환)’ 한다든지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한미FTA저지 교수학술공대위 회원인 배성인 명지대 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9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북제재를 풀기 위한 거래 조건으로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른바 ‘빅딜설’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한미FTA 3차 본협상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9월4일부터 미국에서 진행되는데 한미정상회담을 고려하다보니 협상 장소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정황은 빅딜설을 일부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9월 정상회담에서 한미FTA 협상의 미타결 쟁점들이 북한문제와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토론자로 나선 고민택 참세상 편집위원은 “2차 본협상 통해 국내에서 한미FTA 관련한 공방전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형성된 것 같다”며 “일부 언론에서 파행 내지는 결렬로 표현했지만 민중진영의 투쟁의 결과 어느 정도 (한미FTA 저지 내지는 반대) 가능성을 본 것은 사실인데, 실제 객관적인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냉철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FTA저지 내지는 새로운 국면을 열 수 있는 전망과 연결되지 않으면 저지하고자 하는 동력도 지칠 가능성이 있고, 각자 처해진 자기 조건에 빠져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는 우려다.

“향후 민중진영 대응 시기 고민해야”

이와 함께, 11월로 집중되어 있는 민중진영의 한미FTA저지 투쟁을 제고해야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FTA 관련된 이슈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8~9월 민중진영의 대응책 마련도 고민을 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이해영 단장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단일한 한미FTA 저지 전선이 구축되어 있는데 집행력 부분에서는 몇 개 조직에 의존하고 있는 양상이며, 워낙 많은 단체가 참가해 함께 움직이다 보니 기민성에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범국본이 협상을 결렬시킬 만큼 힘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결렬 조건이 주체적 조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국민의 한미FTA저지에 대한 우호적 반응, 여론의 급반전 등은 정치권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이 한미FTA저지로 반영된 ‘반사적 이익’이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된다는 게 이 단장의 지적이다.

김세균 교수는 국민여론의 유동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한미FTA 자체에 대한 반대는 국민 과반수 이상으로 나오고 있어 여론이 반전됐음을 보여주고 있으나, 여전히 밀실협상 내지는 졸속협상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90%대로 높다”면서 “이와 같이 수동적 반대층이 훨씬 많기 때문에 정부는 2차 협상 결렬 후 협상단이 최선을 다 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급부상 하면 수동적 반대층이 한미FTA 찬성 쪽으로 급반전 되면서 지형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국민 선전전을 광범위하게 조직하고 실천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9월 한미정상회담이 한미FTA 협상의 마지막 국면”이라며 “범국본의 11월 투쟁 집중과, 8~9월 투쟁 공백기는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문제제기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나온 유엔안보리의 대북 비난 결의문에 대해 민중진영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엔안보리 결의안은 △미사일 발사 행위 비난 및 미사일 발사 유예선언 준수 촉구 △미사일 관련 제품 또는 부품 및 기술의 북한 이전 중단요구 △미사일 관련 제품 및 부품 또는 기술의 북한에서의 구매 중단 요구 △6자회담 무조건 복귀 촉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배성인 명지대 교수는 “안보리 결의문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만 언급했을 뿐, 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면서 “2005년 9월 이후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로 북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이에 대한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북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배 교수는 “유엔이라는 국제기구 역시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이번 결의문은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제 평화의 위협으로 규정함으로써 향후 대북 제재의 길을 터준 것은 우려된다”고 덧붙엿다.


이에 따라, 김세균 교수는 “8월에 운동진영에서는 안보리 결의의 문제점, 미국의 북한 체제 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정책의 문제점, 일본의 군사대국화의 문제점 등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교수는 “금융, 서비스, 투자부문이 가장 중요한 한미FTA 협상분야임에도 미국의 초국적 금융자본의 지배체제에 우리가 편입될 경우의 반민중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폭로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진단한 뒤, “미국의 금융자본에 의해 지배를 받을 때 민중들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병기 기자  gi@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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