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둘러싸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배블럭 대 민중진영’ 간의 싸움에서 한미FTA를 강행하려고 하는 추진론자들이 명분 및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밀리자 결국 폭력적인 국가기구를 총동원, 이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미FTA 2차 본 협상 첫째날부터 기자회견장 원천봉쇄에 나서면서 폭력을 행사했던 정부는 12일 ‘2차 범국민대회’ 개최 후 ‘청와대 인간 띠잇기’ 행사를 위해 청와대로 향하던 집회 참가자들에게 곤봉과 방패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데 이어, 본협상 넷째날인 13일에도 ‘한미FTA 저지 범국본’ 주최로 진행된 ‘한미FTA 장례식’에서 또다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2차 본협상이 개시되기 전부터 40억여원의 예산을 집중투하 하면서 진행시킨 지배블럭의 민중진영을 향한 이데올로기 선전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결국 경찰폭력으로 시위를 진압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지는 양상이어서, 향후 한미FTA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정세가 어떤 경로를 그리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FTA 저지 범국본은 13일 “훈련원공원에서 ‘한미FTA 장례식’을 개최하고 2차 본협상장 앞 장충단공원으로 행진을 진행한 후 장충단공원에서 정리집회를 하던 중, 경찰이 대오를 침탈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은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의 안면을 방패로 가격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진행된 ‘한미FTA 장례식’ 행사에서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그동안 지배층은 있는 사람과 결탁하고 미국의 조정 하에 권력을 지켜냈기 때문에 노무현 정권이 쉽게 한미FTA의 강력한 추진 입장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노 정권은 한미FTA를 밀어붙이는 것이 노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에서 편안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는지 도움이 되지 않는지 12일 범국민 대회 이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투쟁과 강고한 압력 수준에 따라 대통령이 한미FTA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면서 “대통령의 결단은 결국 노동자, 농민들의 힘으로부터 나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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