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언론노조 산별총파업이 성사됐다. 비록 1만6,000여 조합원의 10% 수준인 1,500여명이 참여했으나,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은 “그동안 각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개별적인 투쟁만을 벌여 왔던 언론노조에서 오늘의 산별총파업은 지난 투쟁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역사적인 파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언론노조 파업은 한미FTA 협상 저지를 위한 것으로 언론노조는 당초 지난 11일 파업 돌입을 선언했으나 태풍으로 인해 잠정연기한 바 있다. 언론노조는 파업지침을 통해 13일 오전 6시부터 신문과 방송의 송출 근무자와 태풍 피해 및 복구 관련 보도 종사자를 제외한 모든 조합원이 파업에 돌입하고 오후 2시 KBS본관 앞에서 개최되는 총파업 집회로 집결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MBC본부 500여명 등 전국의 언론노동자 약 1,500여명이 KBS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굴욕적인 한미FTA 협상 저지‘를 외쳤다. KBS관혁악단 조합원들이 파업가를 연주하는 가운데 KBS 오태훈 아나운서 조합원의 사회로 열린 이날 파업결의대회에서 신학림 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가공할 위력의 초국적 자본으로부터 노동자, 서민과 민족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자위권의 발동이자 헌법이 규정하는 저항권의 발동”이라며 “오늘 파업은 방송송출과 신문발행을 정지하지 않는 형태로 진행됐지만 이는 시작이자 경고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언론노조는 향후 한미FTA 협상 경과에 따라 2차, 3차 파업도 검토하고 있으며, 시기와 조건에 따라 언론보도를 멈추는 형태의 강력한 투쟁도 전개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파업결의대회에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연대사에서 “처음에는 국민들에게 한미FTA라는 단어조차 낯설었으나 이제는 한미FTA 협상을 저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넘쳐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언론노동자들이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서 나타난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폐해들을 적극 고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언론노동자들을 격려했다.
언론노조는 KBS 본관 앞에서 파업결의대회를 진행한 후 국회까지 행진해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낭독한 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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