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월급을 1원만 받겠다고 ‘깜짝’ 선언했다고 하네요. 철도공사 사장 연봉이 8,540만원이라는데 이 사장 표현대로라면 한달에 1원씩, 1년에 12원만 받겠다는 것이 되네요.

- 그럼 나머지는 어디에 쓸까요. 이 사장은 “나머지는 경영혁신이나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데 쓰겠다”고 했답니다. “정부뿐 아니라 국민의 철도공사에 대한 시각이 너무 냉랭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 생각하고 결정했다”는 설명을 붙이면서요.

- 다들 철도공사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극복하고 경영을 정상화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만, 일부에서는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에서 철도공사가 꼴찌를 한 것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된 후 철도공사 내부에서 큰 반발이 있었죠. 철도공사는 처음 경영평가를 받는 기관이고, 뼈아픈 자구노력 중인데 어떻게 다른 기관과 비교해서 꼴찌를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죠. 감사가 사퇴하기도 했고요.

- 쓸모없는 듯한 ‘1원’의 의미가 또 이렇게 이용되고 되살아나네요.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 사장, ‘꼴찌’라는 것에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충격 받았을까요. ‘1원’을 내세운 경영혁신 의지가 또 철도공사 노동자들에게는 어떤 ‘쥐어짜기’가 될지 그 여파가 더욱 걱정입니다.

"태풍만 아니었어도…"

- 지난밤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에 건설산업연맹 관계자들이 가슴을 쓸었다고 하는데요. 연맹 17년 역사상 전국의 건설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이날 참여할 조합원 수 점검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거죠.

- 다행히 11일 대학로에서 열린 집회에는 연맹 산하 노조들이 큰 문제없이 모두 참여, 8천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이 대정부를 상대로 힘있게 자신들의 요구를 알렸는데요. 그러나 이날 집회에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노조가 있었습니다.

- 바로 울산건설플랜트노조인데요. 11일 현재 파업 6일째를 맞고 있는 노조는 지난 태풍으로 태화강 둔치에 마련됐던 투쟁본부가 물에 잠겨, 이날 조합원 200명이 울산에 남아 투쟁본부를 복구했다고 하는군요.

- 그렇다고 해도 700여명의 조합원들이 상경투쟁하지 않았나요?

- 네,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더 많은 수의 조합원들과 함께 상경에 올해는 반드시 '단체협약 체결'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 위해 상경했는데 200여명이 빠져 못내 아쉬워 했습니다.

기자 참석에도 양극화가?

- 11일 한국노총에서는 미국 블루 다이아몬드 그로워스사의 노동자들의 기자회견과 산업자원부-한국노총의 정책간담회가 비슷한 시간대에 진행됐는데요, 여기에서도 양극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죠?

- 네, 방한 중인 블루사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알리기 위해 한국 양대노총의 도움을 받아 노총회관에서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기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해 서운함을 남겼다고 하더군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한국 양대노총과 미국노총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미국의 노동 실상과 블루사의 노동탄압 실태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 그러나 곧바로 같은 건물에서 12시에서 열렸던 산업자원부-한국노총 정책간담회에는 방송사 카메라와 신문사 기자 및 사진기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불과 1시간 차이, 6층과 7층이라는 1층 차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큰 차이였던 것이지요. 언론 속성상 역시 노동자의 애달픈 사연보다는 높으신 분들(?)의 이야기가 더 중요했던 것일까요.

- 양대노총과 미국노총 관계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기자가 한명이라도 더 왔으면 좋겠는데…”라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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