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와 일부 언론이 평화, 경남은행 등 공적자금 투입 4개 은행의 '자율적 지주회사 설립' 요구를 '모럴 헤저드'라며 여론 공세를 펴고 있는 것과 관련, 이들 은행의 노조가 7개항으로 된 질의서 형식의 반박문을 발표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연 무엇이 도덕적 해이입니까?"란 부제를 단 반박문에서 이들 노조는 우선 "막대한 국민 혈세를 쏟아 부은 1차 구조조정의 실패에 대한 시인도 없이, 지방경제와 근로자들을 대변하는 지방은행과 평화은행에 대해 강제적이고 시너지 효과도 없는 한빛은행과의 지주회사 편입을 획책하는 것은 정부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이들은 "현 정부가 공약으로 내건 지역경제와 지방은행 육성을 도외시한 채 오직 부실이 큰 은행에 지방은행을 끌어들여 1년 이내에 간판을 내리게 하려는 정책은 책임전가를 위한 탁상행정으로 도덕적 해이 아니냐"고도 따졌다.

1차 구조조정의 실패로 2차 구조조정의 피해를 금융노동자가 감수하는 상황은 정부의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삭감, 인원감축, 점포폐쇄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함께 스스로 지주회사 설립을 요구하고 있는 것을 도덕적 해이로 모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얘기다. 오히려 정부가 "처음으로 실시될 금융지주회사의 지원과 성공 여부는 도외시한 채 오직 은행수 줄이기에만 급급해 하는 것"이 바로 '모럴 헤저드'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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