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2,493명. 교통사고 사망자 6,376명.

산업재해가 1,047만 노동자를 대상으로 할 때 1만명당 2.5명에 이르는 반면, 교통사고는 4,800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 때 1.3명으로 산업재해가 교통사고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88년 7월 15살 문송면 군이 수은공장에서 일한 지 2달만에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서 산업재해의 심각성이 다뤄지기 시작하면서, 7월은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돌아보고 산업재해 예방을 각성하는 달이 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범국민적 안전의식 제고를 목적으로 지난 68년부터 7월 첫째주를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으로 정해 운영해오기도 했다. 노동부(장관 이상수)와 한국산업안전공단(이사장 박길상)은 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안전은 생명입니다”란 슬로건으로 제39회 산업안전보건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7일까지 다채로운 행사를 벌인다.<사진>


산업재해 심각성 여전

산업재해는 교통사고보다도 심각한 수준임을 일반적으로 잘 모른다. 최근 10년간 산업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2만6,037명으로 한해 평균 2,600여명, 하루에 7~8명꼴에 달하고 있다.

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산업재해 사망자 대부분(77.2%)이 중장년층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점에서 가족 해체나 사회구조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등 사회적 심각성이 훨씬 심각하다. 또한 산업재해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액은 지난해 총 15조1,29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인천국제공항(총공사비 7조8천억원)을 2개 건설할 수 있고, 올해 일반회계기준 정부예산(144조원)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다.

지난해 산업재해의 70% 가량은 50인 미만 중소영세사업장에서 발생했으며 협착, 전도, 추락 등 재래형 재해가 74.5%를 차지하는 등 산업재해는 유해·위험 공정이 많으나 작업장의 안전보건 환경이 갖춰지지 못한 중소영세사업장에서 재래형 재해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산업재해 예방이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

“안전은 생명입니다”

이날 산업안전보건대회에서는 산업재해 예방의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됐다.

박길상 이사장은 대회사를 통해 “안전과 건강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높아지고 기업경영에서도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안전보건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이젠 기업경영의 목적이 단순히 이윤추구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의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안전보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가장 시급한 50인 미만 사업장의 재해예방 등 영세중소 사업장의 작업환경개선과 산재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에 집중하겠다”며 “지난 2001년부터 5년간 실시하고 있는 중소기업 문제 해결의 핵심인 클린사업을 통해 2만5천여개 중소기업에 2,824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작업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여전히 매년 8만명의 넘는 근로자들이 산업재해로 고통을 당하고 있고 2,600여명이 고귀한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며 “또한 고용형태가 점점 다양화 하고 신종 직업병 등 새로운 재해요인이 증가하는 등 산업안전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새로운 산업재해를 줄여나가는 것뿐 아니라 근로자의 ‘평생 건강관리 체계’ 구축이 중요해족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산업안전보건대회에는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수용 경총 회장 등도 참여했다.


‘국제안전기기 전시회’ 등 행사 다채

이날 산업안전보건대회에서는 산재예방유공자에 대한 정부 포상 등이 이어졌다. 동탑산업훈장에는 심광경 (주)제일바이오 대표이사, 철탑산업훈장에는 정문조 삼성광주전자(주) 차장, 석탑산업훈장에는 김두순 (주)대우건설 부산대우 트럼프월드센텀 현장 소장, 오배근 전력공사 남서울전력 관리처 과장 등 모두 15명이 정부포상을, 모두 57명이 노동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어 미국, 일본, 독일 등 15개국에서 150개업체(총 1만여점, 600부스)가 참가하는 ‘2006 국제안전기기 전시회’가 3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전시장 태평양홀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에서는 산업안전보건 용품과 일상생활에서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한 교통안전, 방화, 방재, 방범, 구조용품 등이 전시된다. 특히 △작업 중 땀을 식혀주는 얼음조끼와 에어쿨 자켓 △땀에 찬 안전화를 말려주는 안전화 건조기 △산업현장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스누출 감지·측정기 등이 선보여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근로자 건강확보를 위한 근골격계질환 예방’ 등 모두 10개 부문에서 안전보건 분야별 우수사례 경연대회를 하는 한편 ‘직업성암 발생현황 및 예방대책 수립’ 등 모두 19개 주제로 안전보건 기술세미나,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확보를 위한 제언’ 등 6개 주제로 학술행사,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 주관 산업보건 국제회의 등이 잇따라 개최된다. 

산재사망공동캠페인단 “산재사망 기업주 처벌 강화해야”

이날 산재사망공동캠페인단은 “한국은 하루 평균 7명이 죽어가는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의 노동재해 왕국”이라며 “한해 법 위반은 9천건 이상이면서도 구속수사는 단 5건, 처벌을 받은 사업주는 2명에 그치고 있는 등 기업주 처벌은 없다”고 기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산재사망공동캠페인단은 이어 “그러나 사망사고의 대부분은 예방이 가능한 것”이라며 “산재사망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기업의 노동자 ‘살인’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재해의 아픔과 심각성을 담은” 이번 사진전시회는 △2일 마석 모란공원 추모제 행사장 △3일 코엑스 동문 앞 광장에 이어 △4일 을지로입구역 △5일 국회 앞 등에서 잇따라 열린다.


한편 산재사망공동캠페인단은 지난 4·28 세계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GS건설 등 ‘가장 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7개의 기업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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