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사관계는 상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 로드맵이 노사갈등의 폭발력을 지닐 수 있어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노동부는 21일 ‘최근 노사관계 동향’을 통해 올해의 노사관계를 이같이 전망했다.

안정기조 유지 속 새로운 분쟁 특징

노동부는 일단 올해는 철도파업(3.1~3.4)을 시작으로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3.28~3.30) 등으로 노사관계가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안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표상으로 전년 동기대비 노사분규 발생건수가 20.8% 감소하는 등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6월20일 현재 노사분규건수는 42건으로 전년동기의 53건보다 11건(-20.8%)이 감소했다. 불법분규건수는 11건으로 전년동기와 같았다. 근로손실일수는 14만3,050일로 전년동기의 14만8,017일보다 1만4,967일(-3.4%)이 역시 감소했다.<표 참조> 임단협 교섭도 월드컵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20일 현재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교섭 진도율은 20.3%로 전년동기 23.4%보다 3.1% 줄었다.

그러나 올해의 노사관계 역시 비정규직, 원·하청 갈등이 심각하고 코오롱 등 새로운 유형의 분쟁도 보이는 등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중순이 임단투 피크”

노동부는 7월 중순께가 되면 노동조합의 임단투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임단협 진도율이 더딘 가운데 금속노조(10차례), 보건노조(6차례) 등 산별노조의 중앙교섭이 속속 진행되고 있고 자동차노조들도 교섭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현대가 오는 23일, 쌍용차 22~23일, GM대우 27~28일 각각 파업찬반 투표를 벌이기로 하는 등 점차 임단투에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민주노총이 7월10일부터 14일까지 한미FTA 2차 협상 저지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7월12일에는 시한부 파업(6시간)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는 이에 맞춰 시기집중 투쟁에 나서는 한편, 교섭을 본격화해서 7월말 여름휴가 전 타결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산별전환 투표가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노조의 산별전환 투표에 노사정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부결 여부에 따라 현대차 임단협은 물론 다른 산별전환을 추진하는 노조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노동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드맵 폭발력 아무도 예측 못해”

그러나 이같은 전반적인 안정기조 속에서도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께에 접어들면 로드맵 등으로 노사관계가 화약고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논의 중인 로드맵은 최근 민주노총이 복귀키로 하면서 어떻게 논의방향이 흘러갈지 분명치는 않지만, 일단 정부는 7월 중 합의안을 도출하고 7월말 입법예고를 해서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만약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고 정부가 입법일정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정부안’을 입법예고 할 경우 정부안의 내용에 따라 노사관계는 엄청난 폭발력을 지닐 수 있다는 것.

현재 한국노총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문제 등 핵심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총력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며, 민주노총 역시 7월12일과 ILO아태총회를 겨냥해 투쟁하는 한편 11월께 역시 로드맵과 주요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신기창 노동부 노사관계조정팀장은 “올해는 노사분규가 지표상 안정돼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갈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고 사회적 이목을 끌기 위한 고공농성과 점거농성을 벌인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또한 로드맵은 항상 폭발력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어떤 방향으로 갈지 예측하기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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