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퇴직연금제를 2005년 12월부터 ‘노사합의’로 도입할 수 있게 된 것은 다들 아시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퇴직연금제 도입 여부가 노사합의 사항이라는 것입니다.

- 그런데 기획예산처가 이 노사합의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예산을 쥐고 있는 14개 정부투자기관에서입니다.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 항목에 퇴직연금제 도입 여부를 넣고, 도입하면 가산점까지 주겠다는 것입니다.

- 이것은 사실상 도입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비판입니다. 기획예산처는 공공기관이 먼저 도입해야 퇴직연금제가 사기업으로 확산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 그렇지 않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정부정책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은데, 가산점까지 줘가며 법 정신을 무시하는 것,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요.

- 올해 12월까지가 경영평가에 반영될 수 있는 도입 시한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기획예산처의 작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진을 압박하고, 그동안 평가 결과가 좋지 못했던 기관을 회유하는 방법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 정부투자기관 노조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공동대응으로 무력화시킬지, 가산점과 인센티브를 위해 하나 둘 빠져나갈지.

‘레프트코리아’

- 민주노동당에 보수우익단체 회원들이 찾아가 한바탕 항의시위를 벌였다고 하네요.

- 그렇답니다. ‘라이트코리아’라는 단체 회원들은 민주노동당 대변인의 논평을 문제 삼아 19일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답니다. 당시 대변인은 “라이트가 하이트를 백태클했다”며 “백태클은 경고 없이 퇴장”이라고 비꼬았답니다.

- 이들은 이날 항의서한에서 “뒤에서 치졸하게 트집 잡지 말고 ‘태극기 vs 한반도기’라는 주제로 언론과 시민들이 보는 공개 장소에서 맞짱 토론을 하자”며 “제안을 거부할 경우 ‘레프트코리아’ 민주노동당이야말로 ‘백태클당’으로 규정한다”고 흥분했답니다.

- 2004년 총선 후부터 일부 보수단체들이 민주노동당을 찾아 난동을 부리거나 항의시위를 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맞짱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적은 처음인 것 같네요.

- 그만큼 민주노동당이 보수단체들로부터도 ‘레프트’ 정당으로 확실히 인식되는 모양이네요. 정당이 한 단체와 ‘맞짱 토론’을 한다는 것이 격에 맞지는 않지만, 혹시나 토론을 하게 된다면 ‘태극기 vs 한반도기’ 같은 주제만 말고, 노동자 서민들의 살림살이 나아지는 방법이나 노동기본권 확보방안, 비정규직 노동자 생존권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맞짱 토론’을 해 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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