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HK 박노철 회장이 횡령 혐의로 고발당했다. 한국합섬(주) 회장직에서 해임됐음에도 월급은 꼬박꼬박 챙겨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주)HK가 현재까지 50여억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HK한국합섬 노동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박노철 회장은 지난 2004년 10월27일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한국합섬(주)의 원재료 매입채무 과소 계상, 외화매입채무에 대한 외화환산손실 누락, 미수수익 허의계상, 재고자산 과대계상 등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대표이사 해임권고를 받아 지난해 5월25일 주주총회에서 해임안이 가결됐다. 그보다 앞서 열린 2005년 3월28일 주주총회에서는 자신의 주식(약 30%)과 일가의 주식을 모두 끌어모아 50% 이상의 지분을 휘둘러, 해임안을 부결시켜 금감위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3일 화섬노조 HK한국합섬지회에 따르면 박노철 회장은 한국합섬(주) 회장에서 해임된 이후에도 자신의 월급을 챙겨 2005년 한해 동안 1억7,934만7천원을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HK한국합섬지회는 “최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박노철 회장의 2005년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이 담긴 편지봉투가 노조 사무실로 배달되어졌는데 이에 따르면 2005년도 급여가 1억2천여만원, 상여금이 6천여만원으로 적시되어 있었다”면서 “이는 박 회장이 한국합섬(주) 회장직에서 잘렸음에도 자신의 월급만은 지속적으로 받아 챙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HK한국합섬지회는 박 회장이 지난해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한국합섬(주)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박 회장은 현재 (주)HK로부터 연간 4억여원의 월급을 받고 있어, 한국합섬(주)의 수령액과 합산할 경우 박 회장의 연봉은 총 6억여원에 가깝다.

HK한국합섬지회는 “박노철 회장은 현재 회사가 심각한 현금유동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이유로 생산직 노동자 절반인 351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신고하고 강제적으로 200여명의 희망퇴직자를 퇴출시켰으며, 결국 법정관리까지 신청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HK노동자들은 지난해부터 상습적인 임금체불로 심각한 생계난을 겪고 있으며, 올해 4월 들어서는 아예 월급지급조차 중단된 상태로, 체불임금이 총 5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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