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풍을 예고했던 보건의료 산별교섭이 또다시 ‘파행’으로 접어들고 있다면서요?

- 네. 그동안 매년 교섭 진전의 장애물이었던 사립대병원 교섭대표단 구성 문제가 지난 4차 교섭에서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요구안 심의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던 보건의료 산별교섭이 이번에는 사용자 요구안 제출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 보건의료노조는 금속산업 사용자 역시 산별교섭에서 사용자 요구안을 내밀어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가고 있다며, 배후에 ‘경총’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 경총이 배후로 지목된 이유가 있나요?

- 경총이 올초 발표한 2006년도 단체협약 체결지침 때문인데요. 경총은 “노동계의 산업별 교섭 요구에 대해서는 최대한 응하지 말고 기업별노조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근로자들을 설득할 것”을 각 회원사에 주문하는 한편, 산별교섭을 진행하더라도 교섭의 전제조건으로 ‘합리적인 수준의 교섭위원 선정’, ‘이중교섭 금지’, ‘타 사업장 문제나 상급단체 지시 등을 이유로 한 파업 돌입 자제’를 규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 병원이나 금속 사용자 모두 경총의 이 지침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군요!

한미FTA 협정문 초안, 이미 조율 끝?

- 한미FTA 저지 미국 원정투쟁단장으로 미국에 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3일 광화문 기자회견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어찌된 일이죠.

- 허 부위원장은 국제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고 하더군요.

- 그런데, 허 부위원장은 사전답사 차원에서 5월달 미국을 방문해 USTR(무역대표부)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왔는데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FTA 협정문은 이미 만들어졌다는 발언을 했는데요.

- 네, 그는 5월말 미 무역대표부 한국담당관인 스콧 키를 면담한 자리에서 “스콧 키 한국담당관이 지난 2004~2005년에 한국과의 조율을 통해 한미 양국이 초안을 마련했음을 정확히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 허 부위원장은 이어 “합의된 초안이 마련된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측에서 발표한 협정문 초안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 그런데, 이런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겠는데요. 협정문 초안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금융부문에서 뚜렷하게 실제 나타나고 있거든요. 예컨대, 자본시장통합법 마련이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등은 이미 한미FTA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법안 마련이 시작된 것인데요. 그래서 “한미FTA 금융부문은 벌써 오래전에 협상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가 보군요.

“연대투쟁 공언하기 전에 성실교섭부터”

- 영화 제작 현장 스탭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전국영화산업노조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에게 성실교섭에 임하라고 거듭 촉구하고 있는데요.

- 영화노조는 영화제작가협회가 단체교섭을 지체시켜 온 지 두달이 넘은 상황에서 사용자단체 구성마저도 부인하면서 노동조합의 정당한 단체교섭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특히 영화노조는 “영화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의 요구를 방관하는 영화제작가협회가 FTA 저지투쟁에서는 농민의 아픔을 대신하겠다고 나서고, KTX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도 연대하겠다는 자다가도 웃지 못할 상황들이 연출됐다”고 꼬집기도 했는데요.

- 영화노조의 요구사항이 정당한 보수지급, 일요일 휴무, 4대보험, 하루 12시간의 휴식, 식사시간 보장 등 생존권과 근로조건에 직결되는 내용인 만큼, 하루 빨리 영화제작가협회가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네요.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