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자 복직 등을 둘러싸고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산하 예술단체 노조가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근 노조가 파업을 예고, 이 회관의 공연이 처음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14일 세종문화회관과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2일 회관측에 보낸 `노조 요구안 수용 촉구 및 파업경고'란 공문을 통해 노조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 이 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서울시국악단의 `태교음악회' 공연을 전면 파업키로 통고했다.

이에 회관측은 곧바로 노조측에 실무교섭을 제의했으나 노조가 14일 오후 현재 이를 거부함에 따라 `태교음악회' 공연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국악단은 단원 42명 가운데 39명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

`태교음악회' 공연이 무산될 경우 전체 400석의 유료 입장권 가운데 이미 예매된 321석에 대한 환불 등 사전 조치가 불가능해 관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그 동안 세종문화회관-노조간의 마찰로 공연이 일부 파행 운영된 예는 있으나 완전 무산된 적이 없는 데다 노조 이용진 위원장이 이날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의 강경움직임을 보여 자칫 양측의 갈등이 한층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노조 관계자는 "회관측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예술단원 9명에 대한 해고자 복직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데다 양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본교섭마저 거부하고 있는 상태"라며 "조건없는 해고자 복직과 단체협약 체결 등 요구사항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한 파업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파업으로 어쩔 수 없이 `태교음악회'가 무산될 경우 회관계단 등지에서 관객들을 상대로 한 `대시민 무료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세종문화회관측은 "국악단 공연이 무산될 경우 ▲유료관객 환불 ▲승용차 이용 관객의 무료주차 확인 ▲대중교통 관객에 대한 지하철 승차권 제공 등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그러나 관객을 볼모로 한 공연파행을 막기 위해 노조측과 원만한 대화 및 교섭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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