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이라는 두 글자에 부닥쳐 대우차 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4일 대우차 노사는 이견을 보여왔던 다른 쟁점들에 대해서는 거의 합의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군산공장 근로자들의 상용차 노사는 합의했으나 대우차 노사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난항이다.

▽넣느냐 마느냐〓문제는 합의문 문구에 ‘인력’ 이라는 단어의 포함 여부. 노조는 이날 오후 사측이 제시한 합의문에서 ‘인력’ 을 삭제, ‘사업구조 부품 및 제품가격 등을 포함한 전 분야 구조조정’ 이라는 포괄적 표현을 쓸 것을 사측에 제시하고 협상장을 빠져 나왔다. 이를 사측이 수용하면 동의서에 서명한다는 방침.

이에 대해 이영국 대우차 사장은 “인력감축 없는 구조조정은 의미가 없어 노조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다른 문제들은 대체로 합의〓인력문제 이외의 쟁점들에 대해서는 이날 대부분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23일까지 노사간 이견을 보였던 노―사―정부―채권단 4자협의기구 구성에 대해 사측은 노조의 의견을 수용, 정부와 채권단에 이를 제안하기로 했다. 또 노사는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이곳에서 결정된 사항들을 ‘특별 단체교섭’ 의 효력을 갖는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대로 끝나나〓일단 인력감축 부분은 ‘서로 조금씩 양보’할 만한 타협점이 사실상 없어 한쪽이 입장전환을 하지 않는 한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조 내부적으로는 동의서를 제출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의 책임이 고스란히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노조에 돌려지는 상황에서 법정관리 개시여부조차 불투명해지면서 ‘어떻게든 회사 일을 진척시켜야 하지 않는가’ 라는 분위기가 있는 것.

대우차 사무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사무노위도 24일 노조대의원대회에 동의서 서명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제출했고 노조는 공청회 등으로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어 막판 전환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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