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위원장 직무대리 김명환)가 15일 위원장 직무대리의 서울역 무기한 농성을 시작으로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15일 오전 11시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 돌입을 선언하고, 노조 중앙을 비상체제로 바꾸고 투쟁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사진>

철도노조가 투쟁에 들어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지난달 1일 공사와 합의한 2005년 단체협약의 이행과 KTX 여승무원의 철도공사 직접고용.


노조는 "합의(2005년 단체협약)한 지 50여일이 지났지만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논의는 시작조차 못했다"며 "지난달 1일 노사합의 사항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공사가 합의 이행을 외면하고 징계만을 남발해 조합원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철도공사는 KTX 여승무원 문제와 관련, 대화와 타협으로 장기파업 사태를 해결하기로 합의하고 바로 다음날 철도공사 서울본부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해 철도노동자의 작업현장을 군화발로 유린한 것은 잊을 수 없는 일"이라며 KTX 여승무원에 대한 대량정리해고를 단행한 공사쪽을 비난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여승무원 동지들의 요구는 너무나도 단순하다"며 "열차 안전이 너무도 소중하기에 외주 위탁의 승무사업을 공사가 직접 고용해 운용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여승무원의 요구는 감사원장과 시민사회단체를 통해 그 정당성이 확인된 바 있다"며 "정부부처와 시민사회단체가 여승무원의 직접고용을 지지하고 있지만 유독 철도공사와 이철 사장만이 눈과 귀를 닫고 자신이 옳다며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KTX 열차승무 동지들의 투쟁이 철도노조 2만5천 조합원의 투쟁이 됐음을 밝힌다"며 "15일 서울역 농성을 시작으로 그 강도를 점차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환 위원장 직무대리는 "철도노동자는 인내를 갖고 합의 이행을 기다려 왔다"며 "대량징계와 공권력을 투입해 탄압만을 일삼는 것은 합의도 노사신뢰도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서울역 농성은 투쟁의 시작"이라며 "계속해서 합의이행을 외면하고 KTX 여승무원 직접고용을 거부한다면 전 조합원은 물론 전 노동계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TX 여승무원들도 김 위원장 직무대리와 함께 이날 서울역 농성에 결합했다.

또 대전 정부청사 앞에서 합의 이행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50일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철도 해고자들도 지난 11일 이철 철도공사 사장에게 최후 통첩을 보낸뒤 투쟁을 강화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철도공사는 한국철도유통과의 계약 만료로 대량 해고가 예상됐던 KTX여승무원에 대해 오는 19일까지 채용 기회를 연장키로 했다. 철도공사는 최종 복귀시한을 앞두고 KTX 여승무원들이 경찰에 연행돼 시한을 연장하게 됐다며, 오는 19일 오후 6시까지 KTX관광레저 정규직 승무원 채용에 응모할 경우 우선채용 한다는 방침이다.

"철도노동자 단결과 투쟁 만들어가자"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직무대리, 담화 통해 조합원 투쟁 의지 복돋워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직무대리가 15일 서울역 농성에 들어가며, 담화를 통해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를 복돋웠다.


김 위원장 직무대리는 KTX 여승무원들의 투쟁과 관련, "일터인 서울본부 농성을 중심으로 철도공사는 물론이고 국회, 정부청사, 인권위, 여야 선거운동본부 등 곳곳을 찾아다니며 ‘철도공사 직접고용’을 호소했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세 차례에 달하는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과 지도부에 대한 수배와 구속이며, 빼앗긴 일터뿐"이라며 조합원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철도 공공성과 관련한 호소도 있었다. 김 직무대리는 "5월초 ‘철도공사의 부채해결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국무총리실 TF팀'의 회의보고 내용은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며 "과감한 구조조정, 적자선 폐지, 성과금 중단 등 임금삭감에 대해 목청을 높이고, 철도노동자의 생존권과 철도공공성을 짓밟아 버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직무대리는 "‘KTX 여승무원 동지들의 직접고용’이라는 요구를 철도노동자 모두가 꿈을 꾸고 희망을 이야기할 때, 현실이 될 것"이며 "‘구조조정 분쇄, 공공철도 사수’라는 철도노동자, 공공운수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은 함께 하는 실천과 투쟁으로 더욱 분명히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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