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시민, 학생 등 5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4일 열린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회가 예상보다는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민주노총은 전날 서울 광화문에서 3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택미군기지 이전 반대와 5·18 정신계승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경기도 평택 대추리를 중심으로 경찰의 원천봉쇄가 전날부터 이뤄진 가운데 이날 범국민대회는 대추초등학교와 대추리를 통하는 길목인 평택시 본정리 두 곳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평택미군기지 범대위 소속 시위대는 전날 홍익대에서 전야제를 치룬 뒤 이날 새벽부터 평택 팽성읍과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충남 아산시 둔포리를 통해 평택시 본정리까지 진출해 대추초등학교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 병력에 막히면서 시위대는 더이상 진출하지 못했으며 결국 평택 본정리와 평택 대추초등학교 두군데로 나눠 범국민대회를 연 뒤 오후 4시30분께 자진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및 간부들 16명이 연행되는 등 대회장 주변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 충돌이 일어났다. 하지만 범대위쪽이 당초부터 막대기 등 시위용품을 소지하지 않는 등 평화시위 방침으로 맞서면서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철회, 평화농사 실현, 국방장관과 경찰청장 퇴진 및 구속자 석방, 평택미군기지 확장중단과 전면 재협상 관철 등을 결의했다.

범대위는 “지금 평택에서 벌어지는 기지 확장 저지투쟁은 우리 사회의 자주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의 사활이 걸린 싸움이고, 5·18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는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결의사에서 “미국이 평택을 전쟁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으려하고 있다”며 “한미FTA 협상으로 이 나라 경제가 파탄나는 것을 저지하고 미국 군대가 물러날 때까지 민주노총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3천여명의 조합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전날 광화문에서 5·18 정신계승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이 850만을 넘어 일하는 노동자들이 살수 없고, 미국의 요구를 받아 대추리 농민들을 몰아내고 있다”며 “광주영령들의 뜻을 받들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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