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전국 영업점장과 본점 부서장으로 구성된 ‘외환은행 독자생존을 위한 전국 부·점장 비대위’가 현 경영진의 즉각적인 퇴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8일 “론스타에 의해 고용된 경영진이 조직의 퇴조를 새로운 기회로 호도하고, 위기 극복을 지향하는 직원들의 대동단결을 조직을 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직원들은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거두었고 밀실 경영에 길들여진 경영진의 조직 말살 기도에 분노를 넘어 좌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대위의 입장 표명은 외환은행의 독자생존을 저해하는 내부의 환부를 도려내고, 독자생존의 대의를 중단 없이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비대위는 경영진의 퇴임 사유로 △피합병을 기정사실화 함으로써 론스타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은행을 보존, 발전시켜야 하는 관리자로서의 의무 소홀 △론스타의 불법인수를 정당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은행의 대외 이미지 실추 △정부당국의 감사 및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매각 중단은 커녕 조기매각을 위한 조치 종용 등을 지적했다.

한편, 외환은행노조는 이날 ‘비대위’의 현 경영진 퇴임 요구를 환영하면서,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부·점장들이 경영진의 퇴임을 요구하는 외환은행 역사에 전무후무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전적으로 은행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책임이 있다”며 “경영진은 소임을 저버리고 론스타의 외환은행 말살책동에 앞잡이가 되어 은행을 살리겠다고 나선 직원들을 협박하고 분열시키는 일에 전념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이번주에 론스타와 국민은행이 본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경영진에게 외환은행의 중장기 경영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또 국내 최고의 우량은행이 결국 팩스 다섯장과 론스타 사모펀드 때문에 문을 닫고 간판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은행장이 직접 나서서 본계약 체결 및 국민은행과의 흡수합병에 대한 반대 입장을 대외에 공표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노조는 12일을 전후해 론스타와 국민은행 간에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경영진이 실사진행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전 직원이 모르는 사이에 실사가 이뤄졌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노조는 “경영진이 현재 임단협마저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은행 존립에는 관심도 없고, 오직 매각협상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데만 골몰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타결에 따른 보수를 비롯해 은행장이 론스타로부터 부여받은 역할의 전모를 전 직원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오는 11일까지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한 답변을 은행장에게 요구하는 한편, “단 한 사람의 부·점장이라도 불이익을 받게 될 경우 그 순간부터 외환은행 전 직원은 경영진을 론스타의 하수인, 외환은행의 적들로 간주하고 전면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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