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킴스클럽아울렛, 2001아울렛 등 이랜드가 소유한 유통매장 대부분이 임대매장이나 수수료매장 등의 형태로 운영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랜드가 최근 까르푸를 인수하며 할인점과 패션아울렛이 접목된 형태의 ‘패션 프리미엄 아울렛’매장으로의 업장형태 변경을 예고한 것과 맞물려, 향후 까르푸에 임대매장이나 수수료매장이 급격하게 증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직원을 직접고용해 매장을 운영하는 직영매장과 달리, 임대매장과 수수료매장은 점포 일부를 협력업체에 임대해 임대료를 받거나, 점포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책정해 납부받는 방식의 매장이다. 따라서 임대매장이나 수수료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협력업체가 고용해 ‘데리고 들어온’ 간접고용 형태의 노동자들이다. 때문에 이랜드와 같은 유통업체는 별도의 인건비 지출 부담 없이도 이득을 취할 수 있고, 고용에서 해고에 이르는 전 과정의 책임을 협력업체에 떠넘길 수 있다.

최근 들어 상당수 유통업체에서 ‘인건비 절감’ 등의 이유로 직영매장을 임대매장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나, 이랜드의 경우 임대매장 의존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


임대매장·간접고용비정규직 증가, ‘명약관화’

뉴코아노조나 이랜드노조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뉴코아, 킴스아울렛, 2001아울렛 매장들의 경우 농산물코너를 제외한 신선식품부를 수수료매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신선식품부만은 직영매장으로 운영하는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특히 이랜드는 직영매장인 농산물코너에도 직접고용 직원을 3~5명 정도만 배치하고, 대부분의 판매직 직원들을 용역업체를 통해 파견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유통부문의 경우 파견법에 허용된 파견대상 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고용관행에 대해 노동계는 ‘불법파견’이라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한편 이랜드의 유통매장들은 신선식품부 외에도 베이커리, 수산·축산(정육)코너 등을 수수료매장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이랜드는 검수와 수납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팀을 용역 직원들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까르푸의 경우 시설팀, 안전팀 등을 직접운영해 왔으나, 이랜드가 운영하게 될 까르푸에서는 기존의 시설팀, 안전팀 등이 용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이랜드가 직접운영하는 수납직의 경우도, 기존 까르푸에 있던 수납팀장이나 주임이라는 직책 자체가 없고, 계산원 중 ‘고참 언니’가 조장 역할을 하며 직원들의 스케줄 관리까지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수납팀의 인원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랜드에는 존재하지 않는 수납주임과 팀장, 계약직 직원 등이 해고 1순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랜드가 까르푸 매장들을 ‘패션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전환할 것을 예고함에 따라, 기존 까르푸의 의류부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렛 매장의 점포 대부분이 각종 의류 브랜드의 수수료매장으로 채워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2월부터는 이랜드그룹 핵심 관계자들이 ‘뷰티풀휴먼’이라는 인력회사를 설립, 2001아울렛 매장 내 ‘모던하우스’ 전 직원 300여명을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이를 이랜드 의류와 판매직까지 확대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이랜드식 까르푸에 임대·수수료매장과 더불어,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수가 급증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노동계의 우려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까르푸노조 “대대적 구조조정 현실화될 경우, 노조 근간 무너져”

이와 같이 향후 까르푸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됨에 따라, 까르푸노조는 ‘고용안정 보장’을 조직적 사활로 걸고 이랜드측에 문서화된 고용안정협약서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하며 ‘100%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까르푸노조는 “기존 이랜드의 유통매장 운영방식을 고려할 때, 이랜드의 고용승계 약속은 형식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까르푸노조는 “이랜드가 ‘100% 고용승계’라는 약속을 성급히 무효화 하지는 않겠지만, 인수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아웃소싱 전환 등의 형태로 구조조정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럴 경우 6,500명의 까르푸 직원 중 최소 50% 정도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결과적으로 노조의 근간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까르푸노조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2일 이랜드에 교섭요청 공문을 보낸 상태며, 교섭이 성사될 경우 고용안정협약서 체결을 강하게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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