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소사장제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왔던 루치아노최 노사가 7개월여만에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그러나 또다른 디자이너브랜드인 (주)쎌리나분회는 소사장제를 폐지하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어 디자이너브랜드 미싱노동자들의 힘겨운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루치아노최 노사는 소사장제를 폐지하고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대신 자회사의 하청업체에 입사하는 형식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서울의료노조 루치아노최분회는 지난해 10월 노조를 결성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쪽은 “노동자가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해 그해 11월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루치아노최분회 조합원 대부분은 업주가 미싱사에게 기계와 장소를 빌려주고 미싱사는 옷을 만드는 수량에 따라 공임을 받아가는 ‘객공’ 형태로, 노동법 상 부분적인 보호(퇴직금 등)를 받으면서도 ‘개인사업등록증’을 갖고 있는 어정쩡한 고용관계였다. 디자이너브랜드 미싱노동자 대부분이 이러한 고용관계 때문에 노동자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오다 지난해 지난 3월 (주)안혜영부띠끄와 (주)JR 미싱노동자들이 6개월여만의 투쟁끝에 소사장제를 폐지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키로 사쪽과 합의하면서 ‘소사장제 폐지’ 투쟁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하지만 디자이너브랜드업계 차원에서 소사장제 폐지에 대한 저항이 커지며 파업이 장기화되자 루치아노최분회는 어쩔 수 없이 하청노동자로 전락하는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주)울티모분회 역시 지난 1월 전원 계약해지로 사태가 마무리된 바 있다.

김정호 서울의류노조 위원장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이 많이 지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디자이너브랜드 노동자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고 조직적으로 투쟁을 벌여온 만큼 앞으로도 소사장제 폐지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