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토론해서 결정할 내용입니다.” 지난 26일 결성된 행정부공무원노조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장에서 기자의 질문에 한결같은 답이 나왔습니다.

- ‘협소한 단결권 문제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설립신고 일정을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등등 핵심적으로 밝힌 여러 쟁점들에 대해선 속 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았죠.

- 사실 답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입장이었을 것입니다. 그동안에도 ‘법대로 할 의지’가 있었지만, 사용자인 정부의 답은 인권침해 논란마저 있는 ‘자진탈퇴 지침’였으니까요.

- 최근 벌어지는 공무원노조 단체와 정부의 갈등양상을 보면서, 교섭을 회피하며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는, 나쁜 사용자의 모습이 떠오른 것은 착오였을까요.

장대익 부위원장의 놀라운 추진력

- 한국노총이 27일 오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공개질의서를 보냈다는데요, 숨은 사연이 있다죠?

- 네, 한국노총이 양당에 공개질의서를 보내는 데는 장대익 상임부위원장의 놀라운 추진력이 뒷받침 됐다고 하더군요. 장 상임부위원장은 전날인 26일 저녁에 지도부들과 술을 나누면서 “도대체 양당이 한국노총에 와서 약속한 것들을 왜 안 지키고 있는지 이유라도 들어보자”며 양당에 공개질의서를 보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 그리고 바로 다음날 27일 아침부터 장 부위원장은 술자리 이야기이긴 했지만 자신이 말했던 대로 양당에 공개질의서를 보내는 작업을 수행했고, 그 결과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게 이같은 항의성 공개질의서를 보내 두 당을 추궁하고 나섰다고 하더군요.

- 저녁 술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를 다음날 아침 곧바로 진행시켰다니, 정말 놀라운 추진력이 아닐 수 없는데요, 술자리 이야기도 이같이 지키는데 공식 간담회에서의 약속을, 그것도 책임있는 원내대표들이 한 약속을 왜 두 당은 지키지 않는지 사뭇 그 이유가 더욱 궁금해지네요.

"들이댈 데가 따로 있지. 감히 어디에"

- 오거돈 열린우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김석준 민주노동당 부산시장 후보에게 선거연합을 제안했다가 호되게 야단만 맞았습니다.

- 김석준 후보는 “열린우리당과 어떠한 형태의 선거연합도 있을 수 없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오히려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생파탄의 주범인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준엄히 심판할 것”이라고 강펀치를 날렸습니다.

- 그러나 민생을 챙기기 위해 ‘사안별 정책공조’는 해 왔던 만큼 시정방향과 정책에 대해 언제든지 토론할 수 있다는 아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열린우리당은 평상시에는 소수정당을 배제하다가 선거 때만 되면 왜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이런 제안을 할까요. 정치공학에 따른 이벤트겠죠. 거부당해도 민주노동당의 이름을 빌어 개혁적으로 비칠 테니 손해 볼 것 하나 없다는.

- 아무리 무작정 들이대는 세상이라지만 사람 봐가면서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날개 달린 물고기 - 우수문학도서 선정

- 지난해 10월 이용석 열사 추모 2주기를 맞아 소개해드렸던 고 이용석씨 평전인 <날개 달린 물고기>를 기억하시나요?

- 이인휘 소설가의 <날개 달린 물고기>가 2006년 제1분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됐다는 소식입니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날개 달린 물고기> 선정평에서 "흑산도에서도 배를 타고 한참 더 들어가야 하는 섬 출신의 한 소년이 꿈에 부풀어 목포항(뭍)에 첫발을 들이는 장면에서부터 마지막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를 하늘로 돌려보내려는 북소리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누구와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의 꿈과 좌절과 용기와 죽음에 대해 읽는다"며 "작가는 한 인간의 내면 성찰과 더불어 동요하는 마음결까지 그대로 다 읽어낸다"고 평했습니다.

- 이외에도 강유일의 <피아노 소나타>, 박진규의 <수상한 식모들>, 이경자의 <계화>, 최수철의 <페스트> 등이 장편소설 부문 우수문학도서로 선정이 됐는데요.

- 아직까지 <날개 달린 물고기>를 읽어보시지 못하신 분이라면, 이번참에 한번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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