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노동조합은 24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산재노동자 추모행사의 일환으로 조합원 헌혈행사를 진행한다고 아주 자랑스러운 듯 밝혔다. 물론 행사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노조가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려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근로복지공단과 근로복지공단노동조합은, 이로서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산재노동자 탄압의 문제를 아주 그럴싸하게 헌혈행사로 묻어버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근로복지공단은 현재 3대 개악지침으로 산재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고, 또한 내부에서는 200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여 비정규직 노동자 탄압을 일삼고 있는 반노동자적인 조직이다. 산재노동자의 치료제한, 그리고 강제 요양종결, 산재노동자 범죄자 취급 등 근로복지공단의 말도 안 되는 산재노동자 탄압의 문제를 이벤트성 행사로 묻어버리려는 행태는 분명히 노동조합이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근로복지공단 노동조합은 이중성을 갖지 말아야 한다. 본인들 스스로가 본 행사로 인해 ‘전체 노동계가 안고 있는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의 고민과 산재노동자 관련단체로부터의 이미지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그렇다면 반문을 해보자. 근로복지공단 노동조합에게는 산재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민이 아닌가? 겉으로는 산재노동자를 위한다고 각종 이벤트성 행사를 진행하고, 안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노동자 탄압을 수수방관 하면서 산재노동자들을 위한 그리고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중적인 모습에 산재노동자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본인들 스스로가 이야기하듯 우리나라 공공복지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조합이 사회적 참여 활동을 하려면 이러한 이벤트성 헌혈행사가 아닌 먼저 3대 개악지침을 폐기하고 산재보험이 진정한 사회보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에서 산재보험 개혁을 위한 근로복지공단 내부 투쟁을 치열하게 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근로복지공단과 노동조합이 진정으로 산재노동자를 위한다면 우선 분골쇄신의 정신으로 내부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벤트 행사로 산재노동자 탄압의 행적을 숨기려는 작태를 당장에 그만두고 진정으로 노동조합이 산재노동자와 산재보험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길 당부한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산재노동자 탄압의 문제들을 그리고 근로복지공단 내에서 노동조합이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한번 스스로 곱씹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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