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지난 3월 광주 극동컨테이너 소속 조합원 51명의 원직복직 합의를 이끌어내며 총파업 투쟁을 마무리한지 채 한달도 지나기 전에, 제천 아세아시멘트, 음성 배스킨라빈스, 군산 두산테크팩 등 세 군데 공장의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40일 넘는 파업투쟁 끝에 최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투쟁 양상 또한 격화되고 있으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 화주업체들은 ‘화물연대와 교섭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해결점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화주업체(원청회사)들이 이같은 입장을 고수할 수 있는 데에는 화물업계 특유의 복잡한 원하청 구조가 한몫 하고 있다. 3월 총파업 당시 광주삼성전자가 “운송회사인 극동컨테이너와 교섭하라”는 입장만을 되풀이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른바 ‘갑-을 관계’를 이유로, 화주업체들은 화물연대와의 대화를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실적으로 화주업체의 입김을 피할 수 없는 운송회사들도 화물연대와의 교섭에 소극적인 상태다.

때문에 화물연대 역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한 관계자는 “세 군데 투쟁사업장 모두 대화의 물꼬가 전혀 트이지 않고 있다”여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화주업체들은 ‘교섭에 안나가도 그만’이라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며 “실제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공장 정문을 용접해 봉쇄하는 등 화물연대와는 만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명확하게 하고 있어, 화물연대로서는 갑갑한 상항”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화물연대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 총파업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조합원 원직복직 등에 대한 합의 이행서를 받아냈듯이 이번 투쟁 역시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각 지역 투쟁에 동력이 붙고 있다”며 “상대방이 예측할 수 없는 전술로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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