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권승복)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 가입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민주노총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14만 조합원의 총투표에 의한 결정과 지난 4월1일 대의원대회 방침 결의에 따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가입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사진>


이에 앞서 지난 14일 중집회의를 열어 공무원노조 가입을 인준한 민주노총은 19일 노조가 제출한 가입신청서류를 정식으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민주노총 중집회의부터 권승복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중집 구성원으로서 회의에 참가하게 된다. 또 공무원노조는 3개월 뒤부터는 민주노총 중앙위와 대의원대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간 민주노총이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모든 영역에서 수행해 온 투쟁들에 대해 깊은 존경과 동지적 신뢰를 보내며 향후 어떠한 고난도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는 △민주노총 강령과 규약을 준수하고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투쟁할 것 △민주노총 일원으로 공무원연금법과 국민연급법 개악저지, 물 사유화와 국립대 법인화 저지, 무상의료 무상교육 실현 투쟁 △노동3권 쟁취 △비정규직 악법철폐와 한미FTA 저지투쟁 적극 결합 등을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뜨거운 동지애로 환영한다”며 “민주노총은 14만 공무원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1,500만 노동자의 자주적 권리와 이익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조직으로서 그 위상과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가입까지 주요일지
1999. 6. 26  전국공무원 직장협의회 대표자 1차 간담회
2000. 2. 19  전국공무원 직장협의회 발전연구회 결성
2001. 2. 3   전국공무원 직장협의회 총연합(전공련) 출범
2002. 3. 23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출범(차봉천 위원장)
2002. 11. 4~5  공무원조합법 저지 연가파업
2004. 2. 12   2기 집행부 선거(김영길 위원장)
2004. 3. 23  민주노동당 지지선언
2004. 11. 15~17  노동3권쟁취, 특별법철회 총파업
2005. 8. 27  공무원노조 특별법 거부 결의
2006. 1. 26  민주노총 가입 찬반투표 가결
2006. 2. 2   3기 집행부 선거(권승복 위원장)
2006. 4. 14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가입 인준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제1노총 된 민주노총 "어깨가 무거워"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 산하조직이 되면서 “민주노총이 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노총이 됐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총도 최근 조합원 수에 따라 배정받게 돼 있는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의 근로자위원 재배정을 정부에 요구하는 등 조합원 수 변화에 따른 후속작업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1노총’이라는 단어를 마냥 유쾌하게만은 생각하지 않는 표정이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20일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민주노총은 사실상 1노총의 기능을 해 왔다”며 “규모에 연연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어 “물론 규모도 중요하다”며 “이후 비정규직과 삼성 등을 상대로 조직을 확대해 투쟁대표체로서의 임무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도 “언론에서 ‘1노총’을 강조하는 것이 숫자만 강조하는 것 같아 마냥 기분좋은 것은 아니다”며 “진정한 1노총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80만을 넘어설 것으로 쉽게 예상됐고, 가까운 시일 안에 100만을 넘길 수 있다는 근거와 전망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숫자상으로 1노총의 지위를 차지한 만큼 걸맞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역할을 민주노총이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이 1노총이 된 것은 민주노총 역사 10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동시에 내년이면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진지 20년째. 민주노총 관계자는 “신자유주의 때문에 노동자와 민중의 삶은 어렵고 사회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며 “오히려 지난 10년은 민주노총에게 쉬운 길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노동절에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 대국민, 대조합원 메시지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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