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 노동자들이 대검찰청 항의방문과정에서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비정규 노동자들이 타고 있던 차량 유리를 깨고 연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오전 8시30분께 현대차 비정규 노동자 20여명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검찰 출두에 맞춰 엄정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검찰청을 찾았으나, 이미 와 있던 현대차 직원들에게 가로막혀 30여분간 대치를 하다 자진 해산했다.

이어 이들은 승합차 2대에 나눠 타고 출발하려던 찰나 경찰이 차량을 둘러싸고 두시간여 동안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오전 11시께 ‘불법주거침입죄’를 이유로 잠겨진 차량 유리창을 깨고 현대차 비정규 노동자 등 23명을 전원 연행했다. 현재 이들은 서초경찰서 등 4곳으로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연행된 현대차 비정규노조 조합원은 “불법파견 노동자들에 대해 함구하는 정몽구, 정의선 사장을 규탄하는 선전전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현대차 직원들이 이를 가로막았다”며 “직원들에게 가로막혀 대검찰청 안으로 한발짝도 들어갈 수 없었던 우리를 ‘불법주거 침입죄’ 운운하며 경찰이 연행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어 “불법비자금사건으로 조사를 받는 정의선 사장은 경찰과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유유히 검찰에 출두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우리는 몇시간씩 감금한 뒤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연행했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이 이렇게 뼈아픈지 몰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다수의 사람들이 집회를 벌이다 정문 진입을 시도했기 때문에 연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건조물침입미수 혐의로 현행범인 이들을 연행하는 데 차량 유리를 깨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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