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개국의 인권활동가들이 18일 미얀마(이하 버마) 한국대사관과 대우인터내셔널 지사 앞에서 '슈에 가스프로젝트'에 항의하는 공동행동을 벌인 가운데, 국내 26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주)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 한국정부는 하루 빨리 버마 슈에 가스개발로 인한 현지 주민들의 노동인권, 환경권과 관련한 실태 파악에 나서고, 예상되는 인권침해와 환경파괴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주)대우인터내셔널이 지난 2000년 북서부 해상의 A-1광구의 가스개발사업권을 따내면서 본격화된 ‘슈에 가스프로젝트’에 대해 “버마의 다른 지역에서 진행된 기반시설 사업의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슈에 가스개발은 지난 44년간 정권을 잡고 있는 버마 군부에 의해 관련 지역의 군사화 확대와 인권 유린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작위의 세금 징수 △새로운 군사 시설과 진입로 및 수송관을 위한 토지 몰수 △수송관 루트에 근접한 마을주민의 강제 이동 △토지를 정리하고 새로운 군사 시설과 수송관 진입로를 건설하기 위한 강제 노동 △지역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의 증가 △자유로운 이동 제한의 증가 △가족해체 및 난민 증가가 발생해 ‘빈곤과 무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프랑스의 토탈(Total)사와 미국의 유노칼(Unocal)이 1990년대에 투자한 야다나-예타건 가스개발사업은 강제노동, 강제이주, 강간 등의 인권침해로 국제사회에서 큰 논란이 됐으며 막대한 배상금합의에 이르는 소송을 치러야 했으며, 국제자유노련(ICFTU)과 버마민주화를 요구하는 ‘영국버마캠페인’(The Burma Campaign UK)은 버마에 투자하는 ‘추한 기업 명단(Dirty list)’에 대우인터내셔널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기업과 한국정부에 대한 도덕적인 이미지 실추는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버마 가스개발 ‘슈에(SHWE) 프로젝트’란?
2000년 8월, (주)대우인터내셔널(Daewoo International Corporation)은 ‘미얀마석유가스기업(MOGE)’로부터 버마 북서부 해상의 A-1광구(일명 슈에(Shwe) 버마어로 ‘황금’이라는 뜻)의 가스개발 사업권을 따냈다.


(주)대우인터내셔널은 2003년 11월부터 본격적인 탐사정 시추에 들어갔고, 2004년 1월15일, 한국이 6년간 쓸 수 있는 양에 해당하는 가채매장량 약 4조~6조 입방피트로 추정되는 가스층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지분 60%)은 한국가스공사(10%), 인도국영석유공사(20%), 인도국영가스공사(10%)와 지분양수 계약을 체결해 놓은 상태다. 이 사업은 버마의 가장 큰 해외 수입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동안은 이 천연가스가 인디아로 판매될 것으로 보였으나 2005년 12월, 버마 군부는 페트로차이나에 가스를 파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슈에 파이프라인은 중국과 인디아를 향하는 2개가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90년대 초반 프랑스의 토탈(Total)과 미국의 유노칼(Unocal)사가 버마 가스개발사업에 투자한 바 있으며, 가스 운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 과정에서 버마 군사정권에 의한 지역주민의 강제이주, 강제노동, 성폭행 등의 심각한 노동, 인권, 환경침해가 발생해 논란이 됐었다.


야다나-예타건으로 불리는 가스파이프라인 건설과정에서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유노칼을 상대로 미국법정에, 토탈을 상대로 프랑스에서 소송을 벌었으며, 2005년 각각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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