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윤리경영시스템을 강조하는 이랜드그룹이 최근 계열사인 뉴코아 점포 내에 기도실을 설치하자 뉴코아노조(위원장 정병원)가 “회사 내에 기도실을 설치할 게 아니라, 직원들이 일요일날 교회에 갈 수 있도록 휴일근무부터 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뉴코아노조는 “고객들이 오가는 대중적 공간에 특정 종교시설을 두려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밝혔듯, 90% 이상이 비기독교신자인 뉴코아 직원을 선교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뜻이며, 이를 위해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도실을 강압적으로 설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뉴코아 내 10%의 기독교인들은 주말에도 영업하는 회사에 입사해 일요일에도 근무하는 핸디캡을 극복하며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지켜 왔다”며 “이랜드그룹은 점포 내에 예배당을 건설해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지켜줄 것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주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 노력부터 하라”고 꼬집었다.

이랜드그룹이 최근 인수한 뉴코아와 달리, 이랜드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2001아울렛의 경우 지난 94년 오픈 이래 현재까지도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언제부턴가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랜드그룹의 종교적 신념이 이윤추구라는 얄팍한 상혼 앞에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대표적인 예가 일요일을 무시하고 영업하는 뉴코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랜드그룹은 기독교 이념을 내세우기 전에 인간존중사상부터 배우라”며 “노동자들이 좀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해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해 악마를 물리치듯 탄압으로 일관하지 말고, 내부적인 문제부터 성실하게 협의해 풀어나가자”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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