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창원비정규직지회가 금속노조 경남지부의 결정을 수용, 대우차노조에 교섭권을 위임하는데 동의함에 따라 교섭틀과 관련된 노동계 내부의 입장 차이가 정리되고 GM대우 사측과의 교섭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0일 운영위에서 GM대우 창원공장 해고자들의 고공농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사측과 교섭은 대우차노조가 진행하고 △비정규직지회 대표가 참가하는 노동계 회의에서 이를 공유하며 △대우차노조가 문서로 합의한다는 교섭틀을 마련해 비정규직지회에 권고했고, 비정규직지회는 12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교섭권 위임과 대화를 통한 사태 조기수습쪽으로 노동계의 의견이 모아지긴 했지만 교섭은 다음주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순환파업과 15일 사내하청대표자회의 집중투쟁 등의 일정이 이미 잡혀 있고, 교섭내용을 조정하는 과제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창희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대우차를 교섭주체로 해 현안 문제인 고공농성을 해결한다는 방향은 잡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요구안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이런 것들을 정리해서 다음주에 교섭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GM대우 사측도 교섭을 통한 조기 해결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측 한 관계자는 “대우차노조를 통해 교섭 요청이 공식적으로 들어오면 교섭 시기와 내용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특별노사협의회 최종안이 회사가 충분히 노력한 안이고, 농성단이 요구하는 것은 선동적인 의미를 넘지 못한다”고 밝혀 교섭석상에서도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선별·단계적 복직안을 특별노사협의회에서 제시했고, 비정규직지회는 조건 없는 희망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고 있어, 복직 인원과 과정이 협상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17~1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GM대우 고공농성 사태 해결을 위한 연대총파업에 돌입하되, 총파업 날짜는 운영위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창희 사무국장은 “교섭진행 상황을 감안하기 위해 총파업 날짜는 운영위에 위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GM대우 고공농성단 ‘단식’ 돌입
“노동자 편 가르기 없는 성실교섭” 촉구
22일째 고공농성을 이어오던 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자 3명이 12일부터는 식사 제공까지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했다.


그동안 대우차노조 창원지부가 매일 2~3차례 도시락을 줄에 매달아 고공농성장으로 올려 보냈으나, 이날 농성단은 손으로 가위표시를 해 아침과 점심식사 제공을 거부하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 배터리 전달이 차단돼 지상과의 의사소통이 힘든 가운데 농성단은 단식 돌입 하루가 지난 13일 안병욱 지회장 직무대리에게 문자메시지로 성명서를 보내 단식농성에 들어간 뜻을 밝혔다.


권순만 지회장 등 농성단 3명은 성명서에서 ‘조건 없는 해고자 복직’과 ‘성실교섭’을 회사에 촉구했다. 이들은 “처참한 굴뚝 농성장에서 비바람과 싸우면서도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장기직과 단기직 구분 없이 노동자는 하나라는 소중한 원칙이었다”며 “GM대우가 이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야 하고, 지난 최종안과 같은 어떤 형태의 노동자 편 가르기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고공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회 조합원들의 공장 출입 허용과 농성장에 물품 반입을 보장할 것도 회사에 요구했다.


이들의 단식 소식이 알려지자 전비연은 13일 성명서를 내 “쳐다만 봐도 아찔한 공간에서 3주일 넘게 버티며 체력이 완전히 바닥 상태에 있는 이들이 벌이는 단식농성의 모습이 바로 이 땅 860만 비정규노동자들의 자화상”이라며 “목숨 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짓밟는다면 한국 땅에서 GM이 절대 발 딛고 설 수 없도록 처절한 투쟁이 계속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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