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한 중소병원이 규모를 줄여 의원급으로 재개업하면서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을 고용승계하지 않으려 해 말썽을 빚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부울경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15일 폐업한 후 3월20일 최내과라는 이름으로 재개업 예정인 통영제일병원이 개업준비 과정에서 비조합원들에게만 고용을 제안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승계는 거부하고 있어, 조합원들이 고용승계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제일병원 조합원들은 2004년 8월 보건의료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에 직가입하고 지난해 4월 병원측과 폐업, 양도, 합병 시에도 고용승계한다는 단체협약을 맺었다. 현재 조합원은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원무과 사무원 각 1명씩 총 3명. 이들은 폐업 전 병원측이 실업급여를 빌미로 요구한 사직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윤한천 부울경본부 진주시지부장은 “단체협약에 호봉까지 인정해서 고용승계하기로 약속했으면서 조합원들만 쏙 빼려 하는 것은 노조를 없애기 위해 위장폐업했다가 재개업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병원 운영에도 꼭 필요한 인력이기 때문에 반드시 조합원들이 고용승계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과 부울경본부는 일단 병원측이 단협과 노사관계에 무지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부산지방노동청 통영지청을 상대로 사용자에게 위장폐업과 단협위반을 경고하고 협상을 압박하도록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9일 오후 이근선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이 통영지청장과 이같은 내용으로 면담을 가졌다.

윤한천 진주시지부장은 “병원측이 계속 고용승계를 거부하면 개원일까지 부울경본부 차원의 집중집회를 통영시내에서 열고, 이후에는 천막농성을 진행하는 등 노사관계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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