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환경미화업무를 하더라도 일하는 곳이 지방자치단체 직영이냐, 민간위탁이냐에 따라 임금과 근로조건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용절감과 서비스의 질 제고라는 목표 아래 실행되고 있는 환경미화업무의 민간위탁이 실제로는 노동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노총 연합노련의 연구용역으로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조사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환경관리사업 민간위탁의 문제점과 대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환경미화업무를 하고 있더라도 고용된 업체가 자치단체 직영이냐, 민간위탁이냐에 따라 월 평균임금이 약 50만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노동센터가 서울과 부천, 대전, 전주, 하남 등에서 청소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 및 노동조합 간부 839명(자치단체 소속 483명, 지방공기업 103명, 민간업체 2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정도인 47.6%가 월 평균 201~25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48.9세, 평균 근로기간은 8~9시간, 학력은 고졸 이하가 95%였다.

소속별 임금현황
구분자치단체지방공기업민간업체전체
100만원 이하빈도6 21119
비중(%) 1.21.94.32.3
101~150만원 빈도804250
비중(%)1.70.016.66.0
151~200만원 빈도82897187
비중(%)17.08.038.322.3
201~250만원 빈도2624988399
비중(%)54.247.634.847.6
251~300만원 빈도1043612152
비중(%)21.5354.718.1
300만원 이상 빈도218332
비중(%)4.37.81.23.8
빈도483103235839
비중(%)100100100100

특히 소속별로 직영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이 201~250만원을 받는다고 대답한 비율이 54.2%나 되는 등 201만원 이상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공기업 또한 이와 비슷하게 201~250만원 사이가 47.6%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만원 이상이 90.4%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민간위탁의 경우 151~200만원 사이가 38.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만원 이상은 40.7%에 불과해 임금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정확한 금액은 산출할 수 없지만 임금분포로 보았을 때 직영과 민간위탁의 경우 월 평균임금이 약 50만원 정도가 차이가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속별 기업복리후생과 근로시간 또한 다소 차이가 나 직영이 민간위탁으로 전환될 경우 노동자의 근로조건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복리후생의 경우 산재보험 이외의 별도의 상해보험 가입 등 재해부조 적용의 경우 자치단체가 30%의 적용율을 보인 반면, 민간업체는 17.4%에 불과했다. 자녀 학자금 보조의 경우도 자치단체가 77.9%의 적용율을 보였으나 민간업체는 다소 낮은 64.9%였다.

근로시간 또한 직영과 공영이 각각 8시간 이하로 일하는 미화원들이 81.2%와 87.9%인데 반해, 민간업체는 60.8%로 낮았다. 반대로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빈도는 자치와 공영이 각각 2.9%와 0.0%인데 민간업체는 12.5%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휴일 및 휴가 사용에 대해서도 ‘동료가 힘들어져서 사용 못함’이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직영과 공영이 각각 46.5%와 40.3%인 반면, 민간은 63.8%라는 높은 비율을 보여 이들의 노동강도가 직영과 공영보다 높음을 짐작케 했다.

실제로 서울시 위탁업체인 H기업노조의 한 간부는 “위탁 전환 이후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구역의 쓰레기봉투를 판 돈으로 거의 대부분의 기업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며 “현재 청소차량 기사가 초봉이 160~170만원이고 수거인원이 14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가로 청소의 경우는 미화원 1인당 맡은 구역이 직영보다 5~6배 정도 된다”며 “지난 2001년도에 위탁으로 전환된 한 구역의 경우 직영 당시 20명에서 일하던 업무가 현재는 6명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남우근 비정규노동센터 정책부장은 “청소업무 민간위탁이 비용절감과 서비스 질 제고라는 목표 아래 진행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미화원들의 임금저하와 노동강도의 강화가 그 핵심”이라며 “이 두 가지를 제외한다면 민간위탁이 직영이나 공영보다 효율적이라는 증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남 부장은 “오히려 민간위탁 방식이 노동자들의 지위를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 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높으며 통제력 약화, 공무원과의 부정행위 등 다른 문제점들도 낳을 수 있다”며 “청소업무의 민간위탁 전환보다는 직영으로 두거나 공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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