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한국까르푸의 인수·합병(M&A)설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까르푸는 최근까지 “인수합병이나 한국 시장 철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나, 최근 들어 “매출실적이 부실한 4~5개 점포에 대해 부분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부분매각 대상으로 점쳐지는 점포의 노동자들의 혼란 및 고용불안이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매각 대상으로 예상되는 점포는 부산의 서면점, 장림점, 해운대점과 경남 울산점, 수원 원천점, 인천 계산점, 충남 천안점, 서울 가양점 등이다. 노조는 “이들 8개 점포 중 어느 점포가 매각될 지는 아직 밝혀진 게 없는 상황이지만, 매출이 저조한 점포와 우수한 점포를 함께 ‘묶어 팔기’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사측의 부문매각 방침이 전면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또한, 까르푸가 “6개 매장을 리모델링 하고, 올해 점포 두 곳을 신설할 것”이라며 전면적인 인수·합병설을 부인하자, 노조는 “집 팔아먹을 때 도배하고 청소하는 법”이라며 사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부분 혹은 전면 매각이 확정될 경우, 현재 까르푸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게 노조의 최대 고민 지점이다. 노조는 인수·합병설이 나돌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단체교섭에서 ‘회사매각 또는 인수합병 시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까르푸측은 이에 대한 답변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또한, 최근 들어 각 점포 내 베이커리 등이 속속 수수료매장으로 전환되면서 상당수 직원이 용역업체 소속으로 전환되거나 퇴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사측이 매각에 앞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노조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까르푸노조는 ‘매각과 구조조정’이라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할인점노조’로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점노조’로 전환 할 경우, 기존 까르푸노조 조합원을 포함해 국내에서 영업 중인 모든 할인점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가입대상으로 포괄하겠다는 방침이다.

까르푸노조의 상급단체인 서비스연맹의 한 관계자는 “소산별 형태인 ‘할인점노조’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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