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4당 원내대표가 비정규직법을 2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는데, 한나라당이 나흘만에 이 합의를 깬 것을 어떻게 봐야 하죠?

- 한나라당이 그 합의보다 법안 처리가 더 급하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또 민주노동당 주장대로 최연희 성추행 사건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합의를 깬 것은 한나라당 뿐이 아니랍니다. 민주당도 28일 간부회의에서 “비정규직법이 더 미뤄지면 비정규직에게 불이익이 돌아간다”며 회기 내 처리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답니다.

- 정치권에서 ‘합의’는 곧 ‘국민과의 약속’인데, 공당의 대표들이 약속을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 해도 되나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드네요.

- 정치판에서 ‘도의’란 애당초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요. 합의문은 휴지통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군요.

서러운 2월의 마지막날이여

- 울산시 자치단체 비정규직노조에게 2월28일은 서럽고 눈물 나는 날이었습니다. 비정규직법안이 27일 밤 국회 환노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분노해 28일 아침 선전전을 나갔다 왔더니, 울산 남구청의 천막농성장이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천막은 칼로 예리하게 그어져 여러군데 찢겨 있었고, 천막 내부의 정수기와 물통도 엎어져 있었습니다.

- 울산시 자치단체 비정규직노조는 부당해고 철회와 임단협 쟁취를 내걸고 지난해 11월15일부터 106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 천막살이도, 비정규직법안 통과도 서러운데 천막까지 찢겼으니…. 노조 관계자는 “공공기관 앞마당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이것이 외부의 소행이겠는가. 아무리 노사간의 감정이 악화됐다고 하지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라며 할 말을 잃었습니다.
- 주인 없는 사이 천막을 유린한 도둑고양이, 그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업무와 품위에 대한 독특한 해석

- 적절치 않은 ‘기관운용 업무추진비’ 사용 문제가 연일 터지고 있는 가운데, 성북구의회가 지난 한해 동안 단란주점 술값 500여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한 것이 밝혀져 무리를 빚고 있습니다.

- 이같은 사실은 민주노동당 성북구위원회가 ‘행정감사 청구’, ‘진보구정국감’ 등을 통한 끈질긴 추적 끝에 찾아낸 것입니다. 이번에 밝혀진 업무추진비 내역을 보면 단란주점 출입 이외에도 화장품 구입, 양주 구입 등에 적지 않은 돈을 사용했습니다. 그나마 밝혀진 것은 일부이고 증빙서류가 없어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 이같은 지적에 대해 당사자들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 “품위 유지를 위해 한달에 한번쯤 단란주점 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선관위에 제소하겠다”는 식의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 민주노동당이 대대적인 지방예산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방선거를 겨냥해” 지방의회의 단체장의 ‘품위 유지’에 딴지 걸 일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노총, 다 바꿔!!! 그런데…

- 한국노총이 노총 출범 60주년을 맞아 많은 걸 바꿨다면서요.

- 네, 노총가, 노총로고, 노총 홈페이지 주소 등을 새롭게 만들었죠.

- 그런데 정기대의원대회 행사에서 이용득 위원장의 변화된 노총에 대한 설명 이후 폭소가 이어졌다면서요.

- 네, 그랬습니다. 이 위원장이 “노총가의 용어를 순화하고 홈페이지를 통일했으며, 노총로고도 젊은 감각에 맞게 새롭게 태어나는 등 모든 것을 다 바꿨다”고 말하자, 앉아 있던 한 대의원이 “안 바뀐 거 하나 있는데. 사람은 그대로잖아”라고 해서 폭소를 자아냈답니다.

- 그렇군요. 인적 쇄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앞으로 한국노총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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