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폐업 사태로 2년 가까이 투쟁해온 유성호텔리베라 노동자 206명이 투쟁 619일만에 일터를 되찾았다. 호텔리베라 노사는 지난달 28일 서울행정법원의 중재 하에 해고자 206명 전원 원직복직 및 호텔 경영 재개의 내용을 담은 ‘호텔리베라 경영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호텔 노사는 또 △복직자들에게 생계 지원금 300만원 즉시 지급 △연말 영업이익 발생시 성과급 100% 지급 △폐업 기간 중 정년이 지난 직원에 한해 정년 연장 △계약직 직원 5명 정규직 전환 △호텔 개·보수 기간 동안 기본급 지급 등에 합의했다. 그간 논란이 돼온 18개월치 임금 체불 부분은, 300만원의 생계지원금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호텔 노사의 전격적인 합의에 따라, 빠르면 오는 7월께 호텔 영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 직후 사측인 (주)신안레저는 호텔 리모델링 작업에 돌입한 상태며, 일터를 되찾은 노동자들은 호텔 주변 청소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김원범 호텔리베라노조 사무장은 “이번에 합의를 못하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노조 내부의 위기감이 적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하루빨리 일터로 돌아가고자 하는 조합원과 해고자들의 뜻을 받아들여,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4년 8월 (주)신안레저가 호텔 인수 3년만에 ‘경영 악화’를 이유로 호텔 폐업신고를 하면서 호텔리베라 노사 갈등이 본격화됐다. 호텔측은 폐업에 대한 표면적인 이유로 ‘경영 악화’를 내세웠으나, 노동계는 ‘노동조합을 없애려는 위장폐업’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폐업 신고 이전에도 호텔측은 지난 2003년 노조 전임자를 없애려다 120여일에 걸쳐 진행된 노조의 파업을 촉발한 바 있으며, 폐업 직전까지도 ‘노조를 해산하지 않으면 폐업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4년 폐업 조치 이후 노조는 2년 가까이 ‘위장폐업 철회’ 투쟁을 벌여 민주노총 내에서도 대표적인 장기투쟁 사업장으로 꼽혀왔으며, 지난해 8월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호텔리베라에 대해 ‘위장폐업 및 부당해고’를 인정해 원직복직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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