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날씨임을 완연히 느낄 수 있었던 11월의 세 번째 주말인 지난 18일 오후.

파업 156일째를 맞는 이랜드노조 조합원들이 다시금 마포구 창전동의 이랜드 본사 앞을 찾았다.

이미 수 차례 거듭된 집회와 농성으로 새로울 것은 없는 곳이었지만, 이날은 특히 민주노총이 마련한 '노조말살책정분쇄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직접 나와서 장기 파업 중인 이랜드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단 위원장은 "박성수 회장은 물론, 노동부의 직무유기가 이랜드 노조의 장기파업 사태를 부른 원인"이라며 "노동부가 실제 문제해결 의지가 있다면 박회장 뿐 아니라 이랜드 문제에 법률적 책임이 있는 최종량 대표이사 등도 체포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화학섬유연맹 오길성 위원장도 "이랜드 사용자들이 장기 파업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노조를 말살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 회장은 이번 사태의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이 영원토록 악덕기업주의 대명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여름인 지난 6월 중순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시작된 이랜드 노조의 파업. 그러나 이날 집회에 참석했던 조합원들은 모두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었다.

이랜드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는 민주노총 소속의 한 노조 간부는 "계절이 벌써 두 번째 바뀌고 있는데도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라며 옷깃을 세웠다.

이날 참석한 조합원 등 300여명은 서부노동사무소까지 거리행진을 했고 이랜드 교섭을 위임받은 경총 앞에서 최근 경총이 특별근로감독 반대를 주장한 것과 관련, 계란투척을 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한편 이랜드노조는 오는 22일부터 대국민 홍보를 위한 전국순회투쟁을 시작한다. 민주노총은 시민단체들과 함께 이랜드성희롱특위를 결성,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