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지난해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로 다음날 창립기념행사를 열어 노조의 반발을 유도했다는 의혹과 유사한 증언이 나와 조흥은행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 조흥지부는 “지난 8일 열렸던 윤태수 노조위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당시 사건 현장을 촬영했던 이아무개씨(34)가 검찰쪽 증인으로 나서 ‘비서실에서 연락이 와 창립기념행사에서 노조와 마찰이 예상되므로 이를 자세히 찍어 줄 것 요청했다’며 촬영경위에 대해 밝혔다”고 9일 전했다.

아울러 이아무개씨는 이어진 변호인 반대신문에서도 “촬영 목적은 기념식이 아닌 노조와의 마찰 장면이었다”며 “현장에서 노조간부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은행쪽에서 촬영을 의뢰한 사실을 숨기고 사진기자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노조는 전했다.

이씨가 찍은 사진이 현재 검찰에 중요한 증거로 제출돼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증언을 들은 노조는 “우리가 주장해 왔듯 강제퇴직을 일방적으로 시행하면서 창립기념행사를 실시한 것은 당연히 예상되던 노조와의 극한 상황을 은행쪽이 유도한 것을 나타내는 증거”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행사가 아닌 노조의 반발 포착을 위해 사진기자를 고용했다는 점과 현장에서 자신의 신분을 속인 점 등은 고객과의 신뢰와 양심을 생명으로 삼는 은행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는 앞으로 변호사의 자문을 얻어 이같은 은행쪽의 행동에 대해 고소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윤태수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2월17일 은행이 노조와 합의 없이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자, 다음날 열린 ‘창립기념대회’를 저지해 업무방해 및 폭력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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