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짝 핀 장미를 선물하는 것은 매너가 없는 것인가요.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이 직원들 결혼기념일에 장미 꽃바구니를 집으로 보내는데, 그 꽃이 ‘활짝’ 핀, 곧 버려야 할 꽃이라서 선물하고도 욕을 먹고 있습니다.

- 회사 게시판에서는 삭제되고 노조 게시판에 퍼 날라진 이 사연에 조합원들이 많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조잡한 꽃 보내지 말고 월급이나 올려 달라”는 주장이 대세이고, “선물 받고 욕하는 것은 배은망덕한 짓”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 댓글 하나 소개할까요. “우리집도 그랬다. 그 돈으로 월급이나 올려주지. 얼마나 쪼들렸으면 집사람이 꽃을 다 싫어하더라.”

- 평상시 같으면 그냥 넘어갈 인인데, 2005년 임단협이 아직도 안 끝나 노사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라 죄 없는 꽃바구니가 화풀이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체불임금 때문에 설이 무서워요"

- 눈덩이 같이 불어나는 체불임금에 설을 앞둔 노동자의 마음은 우울하기만 합니다.

- 정부와 여당이 설을 앞두고 체불임금 청산 집중 지도기간 설정 등 체불임금 청산을 독려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의 노동자에겐 단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 최근 병원 간의 몸집 불리기 경쟁으로 중소병원 대다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보건의료노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개 의료기관에서 450여억원 상당의 체불임금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설에도 고향을 찾지 못하고 아픈 환자들을 돌봐야 하는 병원 노동자가 적어도 임금체불의 시름만큼은 덜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정이 '보여주기' 식 체불임금 해결 방안을 거두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길고도 긴 밤

- 민주노동당 당직선거 개표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 큰 혼란이 있었다고요.

- 네, 투표 마지막날인 24일 오후 무렵부터 인터넷 투표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서 투표시간이 한시간 연장됐습니다. 또한 각 지역의 직접투표 개표가 늦어지면서 당선자 발표가 예상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

- 이에 따라, 8시뉴스와 9시뉴스에 개표결과를 반영하려던 공중파 TV가 보도를 포기했고, 마감시간까지 늦추면서 개표결과를 기다리던 <매일노동뉴스> 기자를 비롯한 많은 기자들이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습니다. 또한 개표장인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은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 기자들의 기사 송고 역시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 더구나,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무효표 처리를 두고, 당 선관위가 유권해석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최종 개표결과는 25일 아침에야 발표됐습니다. 당 선관위와 대변인실은 미숙한 개표 운영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사과까지 했습니다.

- 결과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던 기자들도, 수습하기 위해 뛰어다닌 선관위와 대변인실 당직자들도 모두 고생했지만, 최종 결과를 기다리며 가슴 졸인 후보들에게는 정말 긴긴 밤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정론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회 기자실이 드디어 이전을 끝냈다면서요.

- 예, 국회 사무처는 이전에 반대하는 일부 언론사 기자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하고, 25일 이전을 완료했답니다.

- 국회는 이날 새로 단장한 국회 본청 1층(옛 지하 1층) 기자실 이름도 지었는데요. 기자들을 대상으로 명칭을 공모하고 설문조사를 거쳐 ‘정론관’으로 명명하고, 이날 현판식도 가졌답니다. 이날 현판식에는 국회의장과 각 당 원내대표들이 모두 참석했지요.

- 그럼, 청와대 기자실은 ‘춘추관’이고 국회 기자실은 ‘정론관’이라는 말이네요. ‘정론관’에 무슨 뜻이 담겨 있나요?

- 예, 국회는 ‘정론을 펼치는 기자들의 생활공간’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답니다.

- 기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생활 공간을 ‘정론관’이라고 지은 것을 보니, 자신들이 스스로 ‘정론’을 펼치고 있다고 여기나 본데요, 우리 언론들이 과연 ‘정론’을 펼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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