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6, 9! 3, 6, 9!

이미 한물 간 ‘게임’ 이야기가 아니다. 기독교계 ‘사회환원’ 기업으로 유명한 이랜드가 시행하고 있는 비정규직 제도의 이름이다.

이랜드노조는 2000년부터 2001년에 걸친 265일 파업투쟁의 결과, '만3년이 경과된 비정규직 사원은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당시 정규직으로 전환된 조합원들의 수는 약 20여명. 그러나 이랜드는 2001년부터 3개월 단위 계약을 맺는 비정규직을 고용, 두 차례 계약기간을 갱신, 총 9개월을 사용한 후 계약해지하는 식의 고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해 왔다.

이랜드노조(위원장 홍윤경)는 2003년 기준으로 전체 직원 1,000여명 가운데 50% 이상이 3, 6, 9 비정규직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조는 “비정규직이 입사할 때 근로계약서에 ‘근로기간은 최대 9개월을 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 9개월 이후에는 계속 근무하고 싶어도 해고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비정규직 대부분은 물류, 유통(캐셔 및 판매원)분야에서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지만 임금수준은 정규직의 1/3에 해당하는 월 90만원 수준이다. 또한 명절이나 대목 때는 하루 8시간 이상 근무하기도 한다.

이미애 노조 사무국장은 “회사가 퇴직금 지급의무를 피하기 위해 1년미만인 9개월짜리 계약기간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 6년간 정규직이 나간 자리 대부분은 이들 비정규직이 채용돼 똑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2월부터는 이랜드그룹 핵심 관계자들이 ‘뷰티풀휴먼’이라는 인력회사를 설립, 이랜드계열 ‘모던하우스’ 전 직원 300여명을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이를 이랜드 의류와 판매직까지 확대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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